일본인 90% "중국 싫다"..코로나 속 中日 국민감정 역대 최악

이영희 2021. 10. 2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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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10명 중 9명은 중국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좋지 않다"고 답한 중국인도 66.1%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하에서 중·일 양국 간 국민감정은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난 1일 일본 도쿄 시나가와역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2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비영리단체 겐론NPO와 중국 국제출판그룹이 전날 발표한 중·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에서 양국 국민의 서로에 대한 감정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21일~9월 25일 양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일본), 1547명(중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인 가운데 일본에 부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보다 13.2%포인트나 늘어난 66.1%를 기록했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갈등으로 양국 국민감정이 최악이던 지난 2013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다 1년 만에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일본인 중 중국에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사람도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늘어난 90.9%였다. 지난 2016년 조사에서 91.6%로 역대 최고 '비호감 수치'를 기록한 후 5년 만에 다시 90%를 넘어섰다.

동시에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줄었다. 일본인 중 중국에 대한 인상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9%로 지난해 10%에서 조금 감소했다. 중국인 중 일본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비율은 지난해보다 13.2%포인트 줄어든 32%였다.


"일본, 과거사 반성 안 해서 싫어"


양국 국민의 상호인식이 이처럼 악화한 이유로는 미·중 대립으로 인한 긴장 고조 및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갈등 등이 꼽힌다. 일본인들은 양국관계가 좋지 않은 이유로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대립(56.7%), "정부 간 신뢰 부족"(39.6%), "중국의 군사력 증강" (20.4%) 등을 들었다.
중·일 간 국민감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한 중국인들에게 복수응답으로 이유를 물은 결과 77.5%는 "중국을 침략한 역사에 대해 제대로 사과·반성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하고 있어서(58.7%)" "일본 정치인들의 잘못된 언동(21%)" 등도 지적됐다.

구도 야스시(工藤泰志) 겐론NPO 대표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중일 양국 서로의 군사적 위협만이 논의되고 양 국민의 불안은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측의 대일 감정 악화에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일본 관광 등 교류의 기회를 잃어버린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양국 국민의 직접 교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미디어를 통해 얻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로나19 이전 연간 1000만명을 넘었던 방일 중국인은 2020년엔 107만명으로 10분의 1 가까이 줄었다.


한·일 보다 더 나쁜 중·일 국민감정

한·일 간 국민감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일 국민의 서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한·일 국민들보다 높은 것도 눈에 띈다. 겐론NPO가 한국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실시한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인상은 지난해 71.6%에서 63.2%로 감소했다. 긍정적 인상은 지난해 12.3%에서 올해 20.5%로 약 8%포인트 늘었다.

한편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상은 지난해 25.9%에서 올해 25.4%로 줄었고, 부정적 인상은 46.3%에서 48.8%로 소폭 증가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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