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무대 해석 1타 강사? '스우파' 저지 보아의 날카로운 심사평.zip

라효진 2021. 10. 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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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우먼' 미션에서 정점을 찍은 보아의 심사평 퀄리티.

이런 걸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고 하나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에서 펼쳐지는 크루들의 무대 요소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짚어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보아 이야기입니다. 그는 현재 〈스우파〉에서 블랙비트 출신 퍼포먼스 디렉터 황상훈, NCT 멤버 태용과 함께 심사를 맡고 있어요.

사실 〈스우파〉 심사위원단이 처음부터 박수를 받은 건 아니었죠. 참가자들이 이미 댄서 씬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들인데다가, 대학 교수나 강사 활동을 하며 춤을 가르치고 있기도 했으니까요. 과연 심사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보아는 등장부터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우파〉의 심사위원에게 자격이 필요하다면 그 자격을 전부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먼저 ‘여자 댄서들의 춤 싸움’을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에 20년 경력의 한국 대표 여성 솔로 댄스 가수인 보아는 맞춘 듯 어울립니다. 거기에 보아는 이미 〈보이스 코리아 2020〉, 〈더 팬〉, 〈프로듀스 101〉 시즌2, 〈K팝스타〉 시즌 1, 2 등 각종 서바이벌 오디션의 진행과 심사를 봤습니다. 각 프로그램에서도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발언들로 호평을 받았죠. 그런 보아의 〈스우파〉 속 날카로운 심사평들을 모았습니다.

「 #1. “훅은 아이키가 독보적이라, 본인이 나서있는걸 감추고 있는 것 같다“ 」

K-POP 4대천왕 미션에서 제시의 곡으로 코카N버터와 맞붙게 된 훅. 이미 그룹 올레디로 NBC 〈월드 오브 댄스〉 시즌3에서 4위까지 차지한 데다 MBC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 프로젝트 안무가로 참여한 아이키가 리더이자 프런트 우먼이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죠. 아이키의 존재감이 훅에 강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도요.

그래서 다른 크루들에게 ‘아이키와 아이들’이라는 혹평도 받았던 훅은 4대천왕 미션에서 전원이 분홍색 가발과 검은 의상을 착용해 통일성을 줬습니다.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이 콘셉트가 그간의 혹평을 타파하기 위한 아이키의 묘수라는 걸 알게 됐지만, 심사위원들은 방송 이전에 가장 먼저 이들의 무대를 접한 상황이었어요.

자칫 유치해질 수도 있는 퍼포먼스에서 아이키의 의도를 읽은 건 보아였습니다. “가발을 쓰고 한 게 누가 누군지 모르게끔 만드는 전략이라 좋았다”라고 했는데요. 단순히 군무에 통일성을 가미해서 좋았던 것이 아니라, 아이키의 독보적 존재감을 지우는 과감한 전략이었음을 바로 짚어낸 대목이었습니다.

「 #2. “라치카는 신디사이저, 홀리뱅은 드럼 앤 베이스” 」

〈스우파〉 방송 초반, 힙합 크루인 홀리뱅과 코카N버터는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포인트 안무나 화려한 기술 없이 그루브로 멋을 표현하는 특징 때문이었죠. 그런데 메가 크루 미션에서 홀리뱅의 무대를 본 보아의 표현은 시청자들에게 힙합 댄스의 매력을 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는 빠르고 신나는 곡 위로 현란한 퍼포먼스를 보여 준 라치카를 신디사이저, 느린 템포의 노래에 맞춰 ‘흐름’을 보여준 홀리뱅을 드럼 앤 베이스에 비유했어요. 그러면서 "힘든 춤, 소위 빠른 춤은 연습하면 된다. 저런 춤(홀리뱅)을 잘 추는 사람들이 진짜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이라고 평했습니다. 물론 라치카가 춤을 못 췄다는 소리는 아니죠. 신디사이저의 가볍고 통통 튀는 음색은 비교적 쉽게 듣는 귀를 사로잡지만, 멜로디 밑으로 묵직하게 깔리는 드럼 앤 베이스의 맛은 또 다르잖아요. 보아는 홀리뱅의 메가 크루 미션에서 그런 드럼 앤 베이스의 매력을 본 모양입니다. "비로소 홀리뱅의 정체성이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될 것 같다"라고도 했으니까요.

「 #3. “보면서 아무런 리액션을 할 수 없었어요” 」

많은 크루들이 〈스우파〉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고 고뇌했지만, 코카N버터는 특히 그랬습니다. 이미 탈락 배틀에서 기사회생한 전력까지 있는 코카N버터는 각 미션에서 늘 하위권에 머물렀어요. 그래서인지 세미 파이널의 두 미션에서는 더욱 독하게 준비를 한 모습이었습니다.

방송에 앞서 Mnet 공식 유튜브에 공개된 코카N버터의 '맨 오브 우먼' 미션에는 '멋있는데 어렵다'는 평들이 쏟아졌어요. 본 무대를 함께 지켜보던 다른 크루들도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다"라는 반응이었죠. 그런데 무대가 끝나고, 마이크를 든 보아의 해석은 결국 코카N버터를 눈물짓게 했습니다. 이들이 춤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정확히 이해했기 때문이었죠.

보아는 “제가 해석한 게 맞는지 모르겠다”라면서도 “빨간 사과를 건드리면서 여자의 십자가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 십자가가 떨어지며 모든 룰이 파괴되고 재앙의 시작이 돼서 결국엔 남녀 모두 파괴가 되는 굉장히 슬픈 스토리로 보였다”라고 했는데요. 이를 듣던 코카N버터는 손뼉을 치며 기뻐하다가 끝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트썬은 “밥상을 차려 놨는데 밥을 맛있게 먹으면 기분이 좋지 않나”라며 드디어 인정 받은 느낌이라고 했죠. 하지만 보아는 심사평이 끝나고 “안무가 잘 맞진 않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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