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해법 찾는' 김기동 감독이 곧 포항의 저력

조효종 기자 2021. 10. 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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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포항스틸러스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전주] 조효종 기자= 포항스틸러스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으로 이끈 주역은 김기동 감독이다.


20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준결승전에서 포항이 울산현대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PK4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다음 달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알힐랄과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예상하기 힘들었던 성과다. 포항은 지난 시즌 3위에 올라 5년 만에 ACL 출전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선수단에 변화가 많았다. 일류첸코(전북현대), 팔로세비치(FC서울), 김광석(인천유나이티드) 등이 다른 팀으로 떠났고, 센터백 하창래는 K리그1 2경기를 소화한 뒤 김천상무에 입대했다. 임상협, 신광훈, 신진호, 그랜트 등을 영입했음에도 나간 선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아시아 무대 도전을 앞두고 전력이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변수만 더 많아진 상황이었다.


시즌 중에도 이탈은 계속됐다. 지난 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이자 공격의 핵심이었던 송민규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으로 팀을 옮겼다. 최근에는 뼈아픈 부상 공백도 생겼다.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수문장 강현무가 발목 부상으로 빠졌다.


선수단에 성한 곳이 없음에도 계속 나아가야 했던 김 감독은 대책을 찾기 시작했다. 공격진은 이승모와 임상협으로 메웠다. 신입 외국인 공격수 타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본 포지션이 미드필더인 이승모를 최전방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수원삼성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영입생 임상협도 중용했다. 낯선 포지션에서 고생한 이승모는 ACL 무대에서 빛을 보고 있다. 16강과 8강에서 연속골을 터뜨렸다. '회춘한' 임상협은 전성기에 버금가는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리그 30경기 10골 3도움을 기록 중이고, ACL에서도 8경기 4골을 넣고 있다.


다른 포지션에도 영입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 김 감독이 꾸준히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는 베테랑 신진호, 신광훈이 중원에서 팀의 중심을 잡는다. 지난 6월까지 K3리그(3부) 부산교통공사에서 뛰었던 박승욱은 본 포지션인 센터백에서 풀백으로 전향해 ACL 결승 진출 팀 주전 오른쪽 풀백으로 거듭났다.


김 감독의 '해법 찾기'는 중요한 토너먼트에서도 빛을 발했다. 8강에서 2도움을 기록했던 신진호와 올 시즌 출전 빈도가 높았던 유망주 고영준이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결장하게 됐는데, 김 감독은 선수들의 위치를 변화시켜 대처했다.


최근 공격수로 자주 나섰던 이승모(등번호 16)가 8강전 고영준의 자리였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고, 앞선 경기들에서 주로 윙어에 배치됐던 팔라시오스(82)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신진호의 포지션에 출전한 이수빈(57)은 수비진 앞을 지키며 중원을 두텁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 대신 공격력이 좋은 풀백 강상우(10)를 평소보다 더 전진 배치 시키면서 왼쪽을 주된 공격 루트로 활용했고, 반대쪽 풀백 박승욱(32)은 후방을 지키게 하면서 센터백들과 함께 스리백을 형성하도록 했다. 그렇게 포항은 전력 상 우위로 평가받았던 울산과 대등하게 겨룬 뒤 결승 진출까지 성공했다.


포항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자 전력을 뛰어넘는 '저력'이 주목받고 있다. 김 감독은 8강전에 이어 4강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도 포항이 역사적으로 저력과 단단함을 지닌 팀이라고 언급했다. 돌풍의 비결을 설명하며 본인이 한 것이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포항이 가진 저력의 원천은 김 감독이다. 이번 시즌 어떠한 난관이 닥쳐도 그것을 뛰어넘는 성과를 낸 장본인이다. 직접 강조한 포항의 역사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2009년 선수로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던 김 감독은 12년 뒤 감독으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AFC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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