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기다렸다..은둔의 땅 아침가리로 떠나는 단풍 트레킹
“지금 단풍 많이 들었나요?” “절정이 언제쯤이죠?”
강원도 인제군 방태산자연휴양림에는 요즘 이런 문의 전화가 폭주한다. 단풍놀이를 계획하는 사람의 마음은 같다. 이왕이면 절정을 보고 싶은 게다. 방태산(1443m) 단풍은 설악산 못지않게 명성이 자자하다. 저지대에서도 때깔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어서다. 방태산은 높은 산보다 깊은 계곡에 근사한 단풍 명소를 품고 있다. 눈부신 단풍은 기본이고 각기 다른 걷는 맛까지 느낄 수 있는 방태산의 트레킹 코스 3개를 소개한다. 국가가 엄격히 관리하는 명품 숲길도 있고, 천연기념물 약수를 마실 수 있는 코스도 있다.
폭포와 단풍의 어울림 - 휴양림
방태산은 산림청이 꼽은 100대 명산에 꼽힌다. 하지만 정상부 풍광이 특별하진 않다. 단풍이 목표라면 하단부 휴양림 쪽 계곡을 산책해도 충분하다. 휴양림 해발고도만 해도 500~600m다. 1주차장이나 2주차장 쪽에 차를 세워두고 계곡을 따라 차분히 산책을 즐기면 된다. 휴양림~주억봉~구룡 덕봉으로 이어지는 정상 산행은 약 6시간 걸리지만, 휴양림 산책은 1~2시간이면 족하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둘러멘 사진꾼 대부분이 이단 폭포에 진을 치고 촬영한다. 전형적인 가을 달력 사진이 나와서다. 이단 폭포 앞에는 주차하기 쉽지 않으니 1주차장이나 2주차장에 차를 대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겨보자. 이단폭포 말고도 산책로 곳곳에 아기자기한 폭포가 많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은둔의 땅 - 아침가리
우선 알아야 할 것. ‘국가 숲길 웹사이트’에서 예약하고 걸어야 한다.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인 데다, 2023년 6월까지 자연 휴식제 기간이어서 예약자에 한해 도보 출입을 허용한다. 5~10월만 개방하니 올해는 며칠 안 남았다.
코스는 짜기 나름이다. 인제 6구간은 방동약수에서 시작한다. 방동안내센터에 차를 세워두고 걸으면 오르막길 부담이 덜하다. 코스 총 길이는 20.5㎞다. 13일에는 방동안내센터를 출발해 조동 분교까지만 다녀왔다. 왕복 9㎞, 약 3시간 걸었다. 코스 초반에는 멀리 설악산 능선이 보였고, 걷는 내내 울창한 원시림과 자작나무 군락이 눈에 띄었다. 아직 단풍은 덜 들었지만, 청록빛 계곡과 원시림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졌다.
탄산수 마시러 가는 길 – 개인약수
개인약수는 방태산 남쪽자락 중턱에 있다. 입구까지는 자동차로 가는 게 좋다. 446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미산약수교로 빠져 약 5㎞ 산길을 오르면 주차장이 나온다. 이 길도 훌륭한 단풍 드라이브 코스다. 주차장 높이가 해발 650m다.
주차장부터 약수터까지 거리는 약 1.7㎞. 제법 가파른 산길이다. 표고 차가 300m에 달한다. 돌투성이 계곡이어서 만만히 봤다간 무릎과 발목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안내판에는 올라갈 때 45분, 내려갈 때 33분 걸린다고 쓰여 있으나 이보다 천천히 걷길 권한다. 내내 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단풍 물든 원시림을 끼고 걸을 수 있다. 물맛은 독특하다. 탄산뿐 아니라 철분 함유량이 많아 톡 쏘면서도 비릿한 맛이 느껴진다.
인제=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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