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류세 인하와 탄소중립의 정책적 충돌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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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류세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 유가가 2018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고 언급, 사실상 조만간 유류세 인하를 기정사실화 했다.
다만 정부가 막바지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에 대해 주저한 것은 효과의 지속성 여부 외에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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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류세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 유가가 2018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고 언급, 사실상 조만간 유류세 인하를 기정사실화 했다.
유류세 인하는 불가피하다. 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와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올 초부터 유가는 계속 상승했다. 급기야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이달 6일 배럴당 80달러대에 진입했고 19일 현재 84달러에 이르렀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이미 국내 물가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7년 만에 ℓ당 1800원을 돌파했고 소비자물가는 9월까지 6개월 연속 2%대 상승에 이어 이달에는 3%대가 예상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려하면 지금의 유류세 인하 검토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유류세는 휘발유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대여서 인하 시 기름값 하락의 체감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다만 정부가 막바지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에 대해 주저한 것은 효과의 지속성 여부 외에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세를 내리면 자연스럽게 휘발유 사용이 늘게 되고 이는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현 정부 정책 기조와 배치돼서다. 정부는 지난 18일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까지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차제에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대해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은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란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부작용이 예견된다면 이 또한 외면해선 안 된다. 실제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너지 전환으로 가는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이 뛰는 ‘그린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감 자료를 보면 우리 정부가 2034년까지 조성하기로 한 20GW 규모 해상풍력단지의 경우 발전원가는 ㎾h 당 276원으로 원전(54원/㎾h)의 5.1배에 달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이어진다.
정부가 2030년까지 제시한 연평균 탄소 감축률(4.17%)은 탄소중립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1.98%)의 두 배를 훌쩍 웃돈다. 이 정책은 사실상 차기 정부의 몫이다. 현 정부는 이상적인 목표치를 고집하지 말고 차라리 기업 및 타국과의 소통을 통해 친환경 시대 연착륙 방안을 고민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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