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부터 현대까지, 한·중 유물 500점 한자리에

유성운 2021. 10. 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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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춘 다보성갤러리 대표가 19일 한중 문화재 500여 점으로 꾸민 특별전 ‘한중 문화유산 재발견’이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조선 달항아리, 고려 청자, 통일신라 불상, 당삼채, 홍산문화 옥 장식품….

한국과 중국의 각종 문화재급 유물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보성갤러리가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 마련한 ‘한중 문화유산 재발견’ 전시회다.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과 다보성갤러리 40주년을 1년 앞두고 연 전시는 신석기시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른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대표는 “수십년 수집한 유물과 소장자들에게서 대여한 작품 등 500점을 전시했다. 국내 화랑 고미술품 전시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소개했다. 그는 “문화는 국경을 초월해 다양하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 교류가 활성화하길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18세기 제작으로 추정되는 ‘백자청화호치문호’와 ‘화각필통’ 등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유물. 김 대표는 “민화에 있는 호랑이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화재를 막아주는 상상의 동물 해치의 용맹스러운 모습을 묘사했는데, 궁중 생활과 관련 깊은 용도로 판단된다”고 했다. 화각(華角)으로 꽃과 나비 등이 장식된 대나무 필통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소장품으로 추정된다. 화각은 소뿔 안쪽에 광물성 안료로 무늬를 그린 뒤 목기에 붙이는 기법으로, 정교한 기술이 요구된다. 높이 52㎝의 큼직한 달항아리 백자도 눈길을 끄는 전시품이다.

2층의 중국 전시관에서 특히 시선을 끄는 것은 홍산문화(紅山文化) 시기의 옥봉용(玉鳳龍)과 태양신 등 각종 옥 장식품. 홍산문화는 기원전 4700∼2900년 랴오닝성 서부 지역에 있었던 신석기시대 문화다. 황하 문명보다 앞선 시기로 판명되면서 세계 고고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에선 고조선 문화권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가 “이번 전시에서 가장 가치 높은 유물 중 하나”로 꼽은 건 중국 한나라 때의 녹유도선(綠釉陶船). 바다 위 배 모양 그릇으로 배 위에 세워진 기와집 지붕, 그 위의 용, 창문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사람 등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녹유를 발라 구워낸 3층집 도기(녹유도옥), 사람·소·낙타·말 모양 토기에 색을 입힌 채도(彩陶), 인물·동물·생활용품 등을 화려한 채색으로 만든 당삼채 도자기, 청나라 건륭제 때의 법랑채(琺瑯彩) 도자기인 ‘건륭년제관법랑채화조문봉퇴병’ 등도 화려함으로 눈길을 끈다. 이밖에 당나라 때의 채회도용(彩繪陶俑), 송나라 때의 정요(定窯)백자, 원나라·명나라 때의 청화백자, 청나라 때의 채색자기, 중화민국시대 주산팔우 도화(陶畵) 등이 있다.

전시 공간은 다소 좁은 편이다. 청동기 시대 토기부터 추사 김정희의 묵서(墨書),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영익의 묵란도(墨蘭圖) 병풍 등이 한곳에 모여 있다. 김 대표는 “전시 공간은 향후 보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 관람.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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