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꼰대 민노총..스타벅스 배워라

오병상 2021. 10. 20. 21: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과도한 판촉행사에 항의하는 내용의 문구를 쓴 트럭이 7일 8일 이틀간 언론사가 모여있는 상암동 일대를 돌아다녔다. 강정현 기자

코로나시국 총파업, 낡은방식 고수


스타벅스 온라인 트럭시위 배워야

1. 민노총이 20일 총파업을 단행했습니다.
서울에선 2만여명이 서대문사거리를 점거하고 가두시위까지 했습니다. 민노총은 ‘불평등 타파! 평등사회 대전환!’이란 비장한 구호를 내걸었는데..사방에서 욕을 먹었습니다. 두 가지 면에서 실패입니다.

2. 첫째..민노총이 ‘왜 총파업을 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들이 내세운 3대 구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정규직 철폐.

-일자리 국가책임제.

-민중복지실현(주택,교육,의료,돌봄,교통 공공성강화).

3. 마치..낡은 사회주의정당 정책공약 같습니다.

-비정규직 철폐? 문재인 정부 초기에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 다들 압니다. 산업부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기본적으로 4차산업혁명시대에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추세가 불가피합니다.
-일자리 국가책임제? 코로나같은 위기국면에서도 국가가 일자리를 보장하라는 얘기인데..코로나로 피눈물 나는 사람들 입장에선 정말 구름잡는 얘기입니다.

-민중복지실현? 공공성강화란 예컨대..전국 주택 절반을 정부에서 사들여 공공임대하라..는 식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선 불가능합니다.

4. 둘째..왜 굳이 코로나시국에 수만명이 모여 서울시내 도로를 점거하는지..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민노총을 지지해온 문재인 정부까지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라며 엄중단속에 나섰을까요..마침 정부는 이번 주말 70%백신접종을 완료하고..항체가 형성되는 2주일을 기다린 다음 11월9일쯤 ‘위드코로나’를 선포하려는..중차대한 순간입니다.
전국민이 숨 죽이며 기다리고 있는데..수만명이 광화문에 몰려나온다니..이해할 수 없습니다.

5. 그렇다고 노조의 파업권이나 집회ㆍ시위권을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총파업은 정치파업입니다. 시대변화나 여론흐름을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민노총의 현실인식과 행동방식은 너무 꼰대스럽습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스타벅스 트럭시위’에서 배워야 합니다.

6. 스타벅스에는 알바가 없습니다. 전부 정직원으로 고용돼 ‘파트너’로 불립니다.
1999년 스타벅스 한국진출 이후 최초로 파트너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건..판촉행사에 따른 과잉업무였습니다. 9월28일 리유저블(reusable)컵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했습니다. 스타벅스 굿즈엔 늘 손님이 몰립니다..한 매장에서 650잔 주문이 밀렸답니다.

7. 파트너들은 철저히 온라인 기반으로 움직였습니다.
같은 직장인들끼리 익명으로 소통하는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불평의 글들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3명의 파트너가 나섰습니다.
온라인으로 돈을 모았습니다. 대행사를 지정해 전광판 트럭을 빌렸습니다. 항의문구를 전광판에 쓴 트럭을 언론사와 스타벅스 주요매장 앞을 돌게 했습니다.

8. ‘스타벅스 파트너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

트럭시위 불과 이틀했습니다. 그러자 열흘 뒤 스타벅스 코리아가 손을 들었습니다. 바리스타 1600명을 추가채용하고, 근무환경과 임금체계 개선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9. 여기서도 민노총은 꼰대짓을 했습니다.
민노총은 ‘트럭시위에 이어 노조를 결성할 것을 권한다. 민노총이 언제든지 달려가 지원하겠다’는 논평을 냈습니다. 그러자 트럭시위를 주도한 익명의 ‘총괄’은 블라인드에 글을 올렸습니다.
‘트럭시위는 당신들이 필요하지 않다..트럭시위를 당신들의 이익추구를 위해 이용하지 말라.’
〈칼럼니스트〉
2021.10.20.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