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돈 안 줘 서운?" 이재명 국감 벼른 野질문에 "하하하"
“(국민의힘이) 오히려 국민들께 사과드리는 게 어떻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20일 국회 국토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언이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업자들이 수천억 원대의 수익을 올린 것을 두고 이 후보는 “의원님이 소속한 당(국민의힘)의 선배들이 공공개발을 막아서 LH 포기시키고 성남시 포기시키고 강압해서, 민간개발 강요해서 결국 일부라도 (이익이) 민간에 가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野 "화천대유 돈 안 줘서 서운한가", 李 "하하하"
다만 야당으로부터 “최강 빌런, 고담시의 조커를 능가한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평가를 받았던 이 후보의 12차례 웃음소리는 이날 국감장에선 한 번만 들렸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화천대유에서 돈을 주지 않아서 서운했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소리 내 웃으며 “재밌는 이야기 잘 들었다”고 했다.
▶송 의원=“화천대유ㆍ천화동인 이익에 기여한 공로로서 소정의 대가를 받으셔야 되는 것 아니에요?”
▶이 후보=“바로 그겁니다. 안 주더라니까요.”
▶송 의원=“되게 서운하시죠?”
▶이 후보=“하하하.”
▶송 의원=“혹시 부인께서 서운해하지 않던가요?”
▶이 후보=“부정한 돈에 관심을 가져 본 일이 없습니다.”
송 의원은 앞선 오후 질의 때도 양의 탈을 쓴 강아지 인형을 들고나와 국감장이 잠시 정회소동을 빚기도 했다. 대장동 사업을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비유하려 ‘대똥이’로 이름 붙인 인형을 들고나온 것인데, “국감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는 피켓이나 물건은 가지고 오지 않도록 한다”는 여야 합의에 따라 송 의원이 인형을 도로 넣으면서 국감이 속개됐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의 연관성을 캐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묻는대로 대답하라”(이종배 의원)는 질문에 “범죄인 취조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바로 대꾸하는 식이었다. 앞서 이 의원이 “유동규씨를 성남시설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명할 당시 인사 지시하거나 개입한 적이 있느냐”고 물을 땐 이 후보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이에 이 의원이 “지시한 적 없단 말이죠?”라고 되묻자 이 후보는 “의원님은 10년 전 사안이 기억나십니까”라고 맞받았다.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넣자고 건의한 사람이 누구냐”며 수차례 질문을 퍼부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엔 이 후보는 “이런 식으로 질문만 하고 공격만하고 답을 안 하면 앞으로는 아예 기관위임사무, 보조사업 외엔 아예 답변을 안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김 의원의 질문에 답답한 듯 “허 참”이라고 대꾸하는 일도 있었다.
이 후보의 공세적 답변 태도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도 감사반장인 조응천 의원은 대부분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을 일축하며 이 후보의 답변 시간을 보장해줬다. 박성민 의원 등이 “사회자”를 수차례 외치며 조 의원의 ‘편파 진행’을 주장했고, 이에 조 의원은 “지금 어디 지역행사합니까. 아까부터 계속 사회자라고 하네” “사회자요? 내가 뭐 엠씨입니까”고 맞받았다.
이날 국토위는 두 팀으로 나눠 서울시와 경기도를 각각 감사했다. 국민의힘 ‘대장동TF’ 위원장이기도 한 이헌승 국토위원장은 서울시, 민주당 간사인 조 의원은 경기도 국감 사회를 담당했다. 검사 출신인 조 의원은 이 후보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이날 경기도 국감은 오후 7시 10분 무렵 종료됐다. 야당 의원들은 질의를 계속하자고 주장했지만, 조 의원은 “여야가 합의가 안됐다"며 회의를 끝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관련 질문할 것이 많다”며 조 의원이 앉은 위원장석을 에워싸며 고성을 질렀지만, 감사 종료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진 않았다.
국감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가짜뉴스와 국민의힘의 정치적 선동 때문에 왜곡된 많은 사실이 제대로 많이 조정된 것 같다”며 “이제 제대로 실상을 이해하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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