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코로나 재재감염 증가.."16개월마다 재감염" 연구결과도

정은혜 2021. 10. 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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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7개월 만에 최고치
일일 확진자 수 7일 평균 4만4000명
19일(현지시간) 한 영국인이 마스크를 쓰고 런던시 피카딜리 광장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나 백신 접종자 가운데 2차, 3차 감염 사례가 늘면서 ‘위드코로나’ 정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인구 대부분이 항체를 형성하면 팬데믹이 끝나리라는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이날 코로나19 일일 사망자 수는 223명으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 수는 4만3738명으로 7일 연속 4만명대를 유지했다. 전주 대비 16% 증가한 숫자다. 이날 하루 입원 환자 수는 921명으로 주초 대비 10% 증가했다. 외신들은 백신을 맞지 않은 영국 중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취약 노인그룹 감염도 덩달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재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 교수인 대니 알트만은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2차 접종을 마친 후 중간 정도의 항체 수치를 가진 사람들 중 많은 경우가 증상이 있는 재감염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재감염은 이전보다 훨씬 일반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영국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2만262명의 모집단 가운데 296명이 재감염됐다. 지난해 이 기간엔 재감염이 드물었고 보고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24건에 불과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백신 안 맞으면 16개월마다 재감염”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버스 안 풍경.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좌석에 앉아 있다.[A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최초 감염 후 16개월 마다 재감염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예일대 의과대학 제프리 타운샌드 교수팀이 최근 의학 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백신을 맞지 않고 거리두기도 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감염된 사람은 3개월에서 5년 사이 재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중앙값은 16개월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감염자의 면역이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일이다. 연구진은 감염자가 많아질수록 재감염도 점점 더 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종사자 가운데서도 재감염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2차 접종까지 완료해 중간 수준의 항체를 가진 의료진 중 증상이 있는 재감염 사례가 다수 나온다는 것이다. 영국 리즈대 스테판 그리핀 바이러스학 부교수는 이와 관련 “백신을 맞았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자주 노출될수록 재감염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인구수가 390만명인 오클라호마 주(州)에서는 지난 9월 5229건의 재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1152건의 재감염률을 나타낸 것이다. 델타 변이의 등장이 재감염을 촉진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우세 변이가 된 지난 5월 이후 재감염률이 350% 증가했기 때문이다.


“항체 형성시 팬데믹 끝나리란 가정 희박해져”


19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이 영국 런던의 코벤트 가든 거리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사우스햄프턴 대학의 공중보건학 부교수 니스린 알완은 “우리는 여전히 재감염의 위험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지만 일단 모든 젊은이가 항체를 형성하면 팬데믹이 끝날 것이라는 이론적 가정은 점점 더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들 사이에서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달 12~15세에게 화이자 백신 1회 접종을 허용했는데, 현재까지 이 연령대의 15%만이 예방 접종을 받은 상태다. 스테판 박사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젊은이들이 학교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섞이고 있다”며 “그러면 부모와 가족, 대가족이 코로나19에 노출되고, 기성세대에 퍼진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10월 둘째주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중등학교(11~16세) 학생들이 8.1%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프로그램을 모든 학생에게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개월 안에 엄청난 위기”…추가 대책 촉구


1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서밋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내에서는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플랜 B’를 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영국은 겨울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플랜A’를 가동 중이다. 약 3000만명에게 백신 부스터 샷을 접종하고 건강한 12~15세 사이에 백신을 1회 접종하며 붐비는 실내 환경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수준이다.

과학자들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플랜B를 당장 가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매튜 테일러 회장은 “정부가 병원이 압도당하는 것을 보지 않으려면 당장 플랜B에 추가 대책까지 도입해야 한다”며 “앞으로 3개월 안에 커다란 위기가 닥치지 않으려면 엄청난 행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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