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양적완화 축소하면 제조업 신흥국 수출에 악영향"

김경미 입력 2021. 10. 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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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스1]


내년부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본격화하면 국내 제조기업의 신흥국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흥국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재정 위험 모니터링을 강화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무협)는 20일 ‘미국의 테이퍼링이 신흥국 경제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간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재정위험이 높은 신흥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한국의 신흥국 수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과 맞물려 세계 시장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역할이 빠르게 늘어났다. 글로벌 교역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26.1%에서 2014년 40.8%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축소하자 신흥국 교역 비중은 40%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다.

특히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금융위기 당시 재정취약국으로 분류됐던 국가의 타격이 컸다. 지난 2015년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자 이들 국가의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10% 감소했고 2016년에는 18%까지 떨어졌다. 신흥국의 수입 수요가 위축되며 한국의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3.3%로 2013년(54.7%)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의 신흥국 수출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 8월 미국의 연례 경제정책 회의인 잭슨홀 심포지엄 이후 경제전문가들은 이르면 다음달 미국이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흥국에선 주가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터키,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등 금리 인상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그리스, 이집트, 인도 등은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정부부채 비중까지 급증하며 재정위기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무협은 미국의 테이퍼링 시행으로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수출 규모가 다소 줄어들 수는 있지만 전체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주요 30개 신흥국 중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1%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12개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5%를 넘는 국가는 베트남(8.7%)과 중국(25.1%) 뿐이다.

그러나 테이퍼링을 앞두고 달러화 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국내 수출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상승하면 원자재 수입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지상 무협 연구위원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테이퍼링 시행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라며 “다음달에 있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을 섬세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재정위험이 높은 신흥국과 거래할 경우 바이어 신용조사를 철저히 해 거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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