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축제 없는 가을..대중음악 페스티벌 '위드 코로나'도 무용지물

박정선 2021. 10. 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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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F2021' '피스트레인' 등 취소 이어져
"위드코로나 지침 마련 시 공연계 배제 없어야"

10월은 전통적으로 각종 축제와 함께 많은 페스티벌이 열리는 이른바 ‘콘서트 성수기’로 불린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연장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역시 축제 없는 가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개최를 예고했던 음악 축제들이 잇달아 일정을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민트페이퍼

민트페이퍼는 백신 접종자와 PCR 검사 결과 음성증명원(48시간 이내 발급)을 확인한 후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역 조치를 내세워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을 준비해왔지만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민트페이퍼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은 여전히 가혹한 것 같다”며 “취소라는 단어를 또다시 꺼내게 되어 한없이 죄송할 따름”이라며 “올해는 15주년이기도 하고 2년 연속 취소만큼은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지만 정상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앞서 민트페이퍼는 페스티벌이 가능했던 시기인 지난 6월 봄 음악축제 ‘뷰티풀 민트 라이프’를 개최했다. 관객 숫자는 예년의 절반 수준을 받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공연을 강행한 건, 코로나19 시기에 안전하게 공연을 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 이번 ‘그랜드민트페스티벌2021’ 역시 적자를 예상하고도 열고자 했으나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무산됐다. 더구나 올해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의 15주년이기도 해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민트페이퍼가 이달 9∼10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계획했던 ‘해브 어 나이스 데이’ 페스티벌은 야외 대신 정규 공연장으로 장소를 옮긴다. 이달 23∼24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콘서트 성격을 강화해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피스트레인 역시 작년에 이어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취소했다. 당초 “취소는 없다”던 피스트레인 사무국은 “일반적인 행사가 아닌 ‘축제’로서의 성격과 정체성이 살아있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의 진행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피스트레인은 지난달 15일 보조금 전액 반납을 결정했고, “이후 보다 주체적인 모습으로 재정비하고 22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팬데믹 이후의 피스트레인과 축제 생태계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12월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9일부터 3일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비대면으로 열린 ‘2021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이하 ‘월디페’) 역시 애초엔 오프라인 공연을 병행할 예정이었다. 15년 월디페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실내 공연이었다.


국내 최장수 재즈 페스티벌인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11월 5~7일로 개최일을 한 달가량 미루는 초강수를 택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 최초로 온라인 형식의 페스티벌 ‘자라섬 온라인올라잇’을 개최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지난 7월 두 번째 온라인 생중계를 선보였지만 올해는 개최일을 늦춰서라도 오프라인 방식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많은 업계가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사정이 다르다. 공연 관계자는 “공연 특성상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1년 이상 준비해야 하는 것이 페스티벌”이라며 “당장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지침이 내려온다고 해도 대중음악 페스티벌에겐 무용지물”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 이후인 11월로 일정을 옮기는 방안도 생각해봤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야외에서 일정을 오랜 시간 진행할 경우 관객과 아티스트, 스태프 등의 건강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위드 코로나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내년엔 비로소 페스티벌도 열릴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다만 이 역시 지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연계의 입장이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대중음악 공연계는 그간 강제적인 공연 취소와 연기로 추가 손실까지 떠안으면서 줄도산과 폐업이 이어졌다. 대중음악공연 관련 40여개사가 모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 등에 따르면 2020년 대중음악 공연산업은 예년에 비해 무려 90%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더구나 코로나19 이후 공연장과 전시회 등의 각종 시설엔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일부 조치가 있었던 것과 달리 대중음악은 유독 엄격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차별을 겪어왔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위드 코로나 이후의 공연 진행에 있어서 더 이상의 차별은 없어야 한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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