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 코로나19 예방하려면 우유·생선·버섯·새우로 '이것' 보충해요.

윤수정 2021. 10. 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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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정의 건강한 습관 ⑤ 비타민D

윤수정의 건강한 습관 ⑤ 비타민D

‘우유·달걀·요거트·시리얼·간·생선·버섯·효모, 그리고 햇빛’.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리 몸의 비타민D를 채워줄 수 있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그럼 다음 질환과 증상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코로나19·인플루엔자·당뇨·비만·우울·골다공증·심혈관질환·암 그리고 면역 저하’. 바로 비타민D가 결핍되면 이런 증상이나 질환이 더 악화하기 쉽다는 것이다.

몸속 비타민D를 보충해주는 음식으로는 달걀과 우유, 버섯 등이 있다. 사진 pixabay.


당뇨와 암 같은 중증 질환도 놀랍지만,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역시 ‘코로나19’다. 실제로 최근 해외에서는 코로나19와 비타민D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두 가지를 설명하는 영상도 유튜브에 쏟아지는 중이다. 이쯤 되면 자연스레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비타민D가 대체 뭐라고?’ 같은 궁금증이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비타민D가 몸 안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간단히라도 알아야 한다.

비타민D는 지방에 흡수되는 지용성 비타민이다. 음식으로 섭취하면 지방과 만나 흡수돼 혈액으로 이동한다. 또 다른 경로는 햇빛이다. 우리 피부 속의 비타민 전구물질(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이 태양의 자외선 중 UVB와 만나면 합성된다. 이렇게 해서 혈액으로 이동한 비타민D는 다시 특정 단백질과 만나 간으로 이동한다. 간에서 효소와 합성되면 비활성형 비타민D가 되는데, 비활성형 비타민D를 활성형 비타민D로 만들어주는 것은 콩팥의 효소다. 콩팥의 효소로 완성된 활성화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촉진해 혈중 칼슘농도를 높여준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칼슘과 더불어 비타민D의 섭취가 함께 필요한 이유다.

비타민D를 보충하는 또 다른 방법은 햇빛을 쬐는 것이다. 사진 pixabay.


흥미로운 점은 콩팥과 마찬가지로 대식세포(마크로파지)에도 비타민D를 활성화하는 효소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는 세포 찌꺼기나 이물질, 미생물, 바이러스 등을 먹어 삼켜 분해하는 포식작용 기능과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을 촉발하는 기능을 한다. 즉, 면역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세포다.

대식세포의 효소로 완성된 활성형 비타민D는 면역세포의 유전자 발현에 관여한다. 이때 대표적으로 두 가지 단백질이 생성된다. 그중 하나는 우리 몸에 침투한 호흡기 바이러스(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를 공격해 말살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단백질은 항체를 형성하거나 바이러스를 공격해 면역 과잉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일으키는 기전에 관여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반응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잉 염증반응을 일으켜 오히려 인체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이때 비타민D는 항체가 형성하는 기전이 활성화되도록 촉진해 사이토카인 스톰 발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항체를 형성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최적화 상태가 되도록 돕는 것이다.

연어는 지방의 약은 적은 반면, 비타민D가 들어있어 추천하는 음식이다. 사진 pixabay.

호흡기와 인체 순환에도 중요한 도움을 준다. 비티민D는 콩팥에서 나오는 ‘레닌’이라는 물질의 분비를 억제하는데, 이는 폐혈관이 수축하고 염증반응이 가속화되며 섬유화가 진행돼 폐에 상처를 주는 순환 자체가 일어나는 것을 초기에 줄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감염됐을 때 폐의 상처를 줄여주는 반응도 유도한다. 쉽게 설명하면, 비타민D는 바이러스 퇴치에만 관여하는 게 아니라 호흡기 바이러스가 침투한 이후에도 폐의 상처를 줄이는데도 기여하는 것이다.

이처럼 비타민D가 작용하는 원리를 알고 나면, 왜 비타민D가 풍부한 집단이 결핍인 집단에 비해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적고, 감염되더라도 심각성이 낮은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비타민의 정의는 ‘우리 몸에서 충분한 양을 생산할 수 없으며 음식에서 섭취하여야 하는 필수 영양소’다. 그런데 유독 비타민D는 비타민의 특성만이 아닌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D는 호르몬’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실제로 면역은 물론이고 호흡기와 뼈 건강에도 관여하는 비타민D는 중요한 호르몬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비타민D 수치를 검사했을 때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비타민D의 혈중농도는 피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이상적인 농도는 50ng/㎖ 전후다. 20ng/㎖ 미만은 결핍, 20~30ng/㎖은 불충분, 30~100ng/㎖은 정상치(충분)다. 최근엔 건강검진에서 비타민D 농도를 검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10ng/㎖ 전후인 결핍 환자를 가장 많이 보았고, 30ng/㎖ 이상인 환자는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비타민D 결핍은 현재 전 세계적인 유행병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진료는 2010년 3118명에서 2014년 31225명으로 4년 만에 10배가량 증가했다. 질병청 통계에 따르면 성인남자 74.5%, 성인여자 80.9%는 비타민D 부족이다. 음식으로 권장량을 섭취하기에 한계가 있고, 주로 실내생활을 해 햇빛(UVB)을 쬐는 시간이 적어서다. 유리창을 넘어 실내에 들어오는 자외선은 UVA만이다. 결국, 꾸준히 영양제를 먹어주거나 3개월에 한 번씩 엉덩이 주사로 보충하지 않으면 결핍인 경우가 흔할 수밖에 없다.

우유에 시리얼을 섞어 달걀과 함께 먹으면 비타민D를 보충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진 pixabay.


비타민D는 생선, 특히 대구의 간유, 연어, 다랑어, 정어리 등의 기름진 생선에 들어있는데, 연어는 지방의 양은 적으면서 손쉽게 구해 조리할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그 밖에 새우, 달걀 노른자, 치즈, 소의 간, 표고버섯, 시금치, 우유, 요거트, 시리얼 등에도 들어있어 아침 식사로 우유에 시리얼을 섞어 달걀과 함께 먹는다면 비타민D를 보충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정상 혈중 농도를 충족시키려면 음식만으로는 부족하여 영양제로 따를 먹는 것이 좋으며, 종합비타민에는 비타민D의 함량을 많이 넣지 못하므로 (크기가 너무 커진다) 단일제제로 따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 논문: Femke Baeke 『Vitamin D: modulator of the immune system』, John P Bilezikian 『MECHANISMS IN ENDOCRINOLOGY: Vitamin D and COVID-19』, Joseph Mercola 『Evidence Regarding Vitamin D and Risk of COVID-19 and Its Severity』

윤수정 가정의학과 전문의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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