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앞 '얼음 위에 선 사나이' .."기후 위기 심각성 알린다"
20일 오전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 광장. 평소 열차 이용객들로 북적이는 이곳에 특별한 무대가 차려졌다. 광장에 위치한 기후시계탑 앞에 두꺼운 얼음판이 설치된 무대가 마련됐다. 이윽고 태극기 문양처럼 붉은색 하의와 푸른색 상의를 입은 한 남성이 나타나 맨발로 얼음판 위에 올라섰다. 그와 동시에 무대 앞 타이머의 초시계도 작동을 시작했다.
얼음판에 올라선 남성 뒤로는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 얼음 위 오래 서 있기 세계신기록 도전’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 도전의 주인공은 조승환(55)씨다. 전남 광양 홍보대사인 조씨는 지난해 8·15 광복절 기념으로 얼음 위에서 2시간 30분을 서 있었고, 지난달에는 안중근 의사 탄신일 기념으로 3시간 12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조씨는 3시간 15분을 목표로 얼음판 위에 섰다.
조씨는 “지구온난화로 하늘·땅·바다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 맨말의 사나이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여기에 섰습니다”라고 외쳤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합시다. 후손들을 위해 아름다운 지구를 살립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고 탄소중립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행사 장소인 동대구역 광장 기후시계탑은 전 세계에 3곳밖에 없고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설치된 기후시계탑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기후시계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토대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오르기까지 남은 시간을 나타내고 있다. 1.5도를 넘어가면 기상이변과 물 부족 등 위험이 급증한다.
맨발의 사나이가 얼음판 위에 올라서 있는 동안 탄소중립과 관련한 OX 스티커 붙이기, 탄소중립 퀴즈, 나의 다짐 쓰기 등 시민들이 참여하는 홍보 이벤트도 열렸다.
조씨는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해 온 대구에서 신기록 행사를 도전하게 돼 기쁘다. 신기록에 도전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시민에게는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기후위기를 알리는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씨의 신기록 도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구시민의 저력과 열정으로 누구도 가보지 못한 탄소중립의 도전에서도 신기록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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