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쌓이는 쓰레기.. '세계 보물섬' 제주 행정의 민낯

문정임 2021. 10. 2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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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바다와 육지 곳곳에서 쓰레기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시 전역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 내부 곳곳에 물기와 협잡물만 걷어낸 음식물쓰레기(탈수케이크)가 여기저기 쌓여있다.

제주에서 가장 큰 도두하수처리장은 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하루 처리용량 13만t이 2014년 이미 포화 상태에 달했지만 증설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덜 걸러진 하수가 그대로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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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업체 교체 후 하루 20t씩 적체
시, 건조기 보수 늦어 '대란' 우려
계약 만료 시점 '교체'로 혼란 자초
제주시 봉개동 음식물처리시설 인근에 업체가 생산한 퇴비가 가득 쌓여있다. 제주시는 음식물쓰레기처리 위탁업체가 미생물 배양균을 음식물쓰레기에 섞어 이를 소멸시키는 특허 공법 방식으로 생산한 퇴비를 지난해 4000t 이상 농가 등에 무상으로 공급했으나 악취 민원을 우려해 올 들어서는 공급을 중단했다. 문정임 기자


제주도가 바다와 육지 곳곳에서 쓰레기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의 영예를 안은 ‘세계 보물섬’이 환경 행정의 기본인 폐기물 처리에서부터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19일 제주시 봉개동 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시설. 제주시 전역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 내부 곳곳에 물기와 협잡물만 걷어낸 음식물쓰레기(탈수케이크)가 여기저기 쌓여있다. 바닥에는 침출수로 보이는 액체가 고여 심한 악취를 뿜어냈다. 최근까지 200t이 넘는 미처리 폐기물이 쌓였고 현재도 매일 일정 분량이 계속 적체되고 있다.

제주시 등에 따르면 봉개동 음식물자원화시설에는 하루 평균 135t의 음식물쓰레기가 들어온다. 이물질과 수분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치면 60t가량의 탈수케이크가 남는데 이중 40t은 위탁업체(미생물 소멸화 공법)가, 나머지 20t은 제주시가 자체 건조한 후 소각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시가 위탁업체 교체를 결정하고 시 소유 건조기 보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9월 말 이후 시가 처리해야 할 하루 20t 물량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폐기물 적체가 12월 초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시 소유 건조기 보수 작업과 신규 업체의 시설 설치가 완료돼 실제 운행에 들어가기까지는 앞으로 최소 40일, 최대 두 달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여기에 하루 40t을 처리해오던 기존 업체가 계약 만료에 따라 시설 철수 작업에 들어가면 적체 물량은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된다.

제주시 봉개동 음식물쓰레기처리 위탁업체가 18일 제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시의 음식물쓰레기 편법 처리 강요 문제 등을 비판하고 있다.


시는 건조기 보수 공사가 마무리되면 야간 작업을 해서라도 미처리 물량을 최대한 소화한다는 입장이지만 입고 물량 전체를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음식물쓰레기 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시가 기존 위탁업체의 계약 만료 기한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위탁업체를 선정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시는 “냄새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업체와의 계약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업무 처리가 미숙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하수 처리 관리 능력도 낙제점을 받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큰 도두하수처리장은 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하루 처리용량 13만t이 2014년 이미 포화 상태에 달했지만 증설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덜 걸러진 하수가 그대로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2019년의 경우 기준치 이상 방류수를 배출한 날이 164일이나 됐고, 방류수 수질 기준 초과로 올 들어서도 두 차례나 개선 명령을 받았다.

제주시 조천읍과 구좌읍 하수를 처리하는 동부하수처리장 역시 처리 용량이 포화에 이르렀지만 주민 반대로 4년 넘게 증설 공사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최근 환경부 자료에서는 우도 마라도 등 공공하수처리장 연결이 어려운 지역의 도내 소규모 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오염도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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