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歷知思志)] 서초패왕
서초패왕 항우의 비극적 최후는 각종 문화 콘텐트의 소재가 됐다. 영화 ‘패왕별희’도 항우의 최후를 다룬 경극이 주요 모티브다. 역사에 기록된 항우의 최후는 비참했다. 오강에서 자살했을 때 그의 시체를 얻기 위해 장수들이 달려들었다. 『사기』는 여마동 등 다섯 명의 장수가 포상을 받았다고 전한다. 모두 진(秦)나라 출신이다. 얄궂은 사연이 있다.
진시황이 죽자 진나라에 의해 망한 6국에서 복국 운동이 진행됐다. 이때 초 회왕(懐王)의 명령에 따라 유방은 진나라의 수도 함양으로 진격했고, 항우는 조나라의 수도 한단을 구하러 갔다. 한단을 포위한 진나라 군사 20만명 상당수가 수도방위군으로 최정예였다. 정작 수도는 비어있던 셈이다. 그 바람에 유방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진나라 수도 함양을 점령했다.
반면 악전고투했던 항우는 항복한 진나라 군사 20만명을 생매장했다. 과거에 진나라 역시 조나라 군사 40만명을 생매장한 적이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진나라 사람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진나라가 멸망하자 잠시 항우가 패권을 잡았지만, 유방과 항우의 대결로 이어졌다. 초한대전이다. 이때 진나라 출신들은 대거 유방 편에서 싸웠다. 양측 모두 진나라의 원수였지만, 항우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게 옛 진나라의 정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당원 조사나 대구·경북의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린다고 한다. 친박계 인사 상당수도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어쩌면 옛 진나라 사람들의 심정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유성운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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