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환수 논란..野 "배임 자백", 與 "주어 '이재명' 아니다"

김준영 2021. 10. 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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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초과이익환수 규정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초과이익환수 규정을 삭제한 게 아니라,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 게 논란의 시작이다. 19일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배임죄를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 후보 측은 “발언의 주어는 ‘이재명’이 아니라 ‘성남도시개발공사’”라고 반박했다.


野 "배임 자백" vs 與 "주어 다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문제가 된 이 후보의 발언은 전날 국감 답변 도중 나왔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이 “초과이익 환수 규정이 포함돼 있었는데 결재 과정 7시간 만에 삭제가 됐다. 이 후보가 결재했거나, 보고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삭제가 아니라, 추가하자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업승인 당시 공모 내용에 ‘고정이익 확보’가 포함됐기 때문에 추후 환수 조항을 추가하는 것은 법 위반이란 취지의 답변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날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초과이익환수 규정 관련 발언을 정조준했다. 국회 행안위원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초과이익환수 규정은 이 사업의 핵심 부분으로, 설사 이후에 확인했더라도 추후 삽입했어야 한다”며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사실상 배임죄를 자인, 자백한 것이라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법원은 공무원, 공공기관의 배임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발언의 주어는 ‘이재명’이 아닌 ‘성남도시개발공사’”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배임이 되려면 성남시에 손해를 끼치려는 의사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민간이 예상치 못한 부동산값 폭등으로 민간사업자가 돈을 더 벌었지만, 그것이 성남시의 손해로 연결된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지구 조감도. 성남도시개발공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초과이익환수 조항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성남시가 해당 조항을 대장동 개발사업에 넣지 않아 결과적으로 민간업자들이 수천억 원대의 이익을 거뒀다는 것이 야당 측 주장이다. 이는 곧 성남시 몫의 이익이 줄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배임죄는 주로 공무원이나 회사원 등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국가나 회사에 재산상의 손해를 끼치는 경우를 의미한다.

앞서 2015년 대장동 사업을 담당했던 이현철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팀장은 지난 6일 성남시의회에 출석해 “경제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초과 이익 검토를 요한다는 것을 수기로 써서 개발본부장에게 제출했다”고 진술했다. 이 의견은 당시 유한기 개발본부장을 통해 유동규 사장 직무대리에게 전달됐지만, 최종 지침서엔 반영되지 않았다.


20일 국감 벼르는 野 "이재명 세 가지 발언도 거짓"


18일 경기도 국정감사 주요 쟁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또 국민의힘은 전날 이 후보의 국감 발언 중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공공개발을 막았다” “대장동 관련 자료를 성남시가 다 국회에 제출했다” “2015년은 부동산 불경기로 미분양이 속출했다” 등 세 가지를 “거짓”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국감에서 “(대장동 사업은) 원래 100% 개발이익을 환수할 예정이었다”며 “새누리당 시 의회가 당론으로 민간 개발을 허용하라고 요구해 민관합동개발밖엔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2015년은 부동산 경기가 엄청 나쁠 때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미분양이 속출할 때”라며 “저희는 (경기가) 많이 떨어져도 이익은 확보하는 것인데, 부동산 경기 때문에 국민께서 실망하는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별도의 ‘팩트체크’ 자료를 통해 “2010년 5월 당시 성남시장 후보였던 이 후보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대장동을 비롯한 성남의 모든 도시개발을 민영개발 우선과 성남시 주도’ ‘대장동 도시개발 민간참여 기회 확대’란 공약을 먼저 제시했다”고 반박했다. 또 ‘2015년 부동산 불경기’ 발언에 대해선 “당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으로 부동산 경기는 회복세였다. 판교보다 입지가 떨어지는 용인 수지 청약률이 7.17대 1, 화성 동탄도 62.9대 1을 기록했다. 대장지구 개발은 리스크가 거의 없던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분은 이 후보가 출석해 20일 열리는 국회 국토위의 경기도 국감에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밖에 “성남시를 통해 대장동 자료를 다 (국회에) 제출했다”는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거짓”이라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민간사업자 공모 및 배당금과 초과이익 환수 여부가 결정되는 사업협약 등이 있었던 2015년 2월부터 6월까지인데, 그 시기의 자료들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기도청 측은 “규정에 의해서 정해진 것들, 그리고 제출할 수 있는 부분들을 성실히 다 제출했다”고 재반박했다.

지난 18일 국감에 대해 "맹탕 국감"지적이 나오면서 국민의힘은 이 후보에 사실상 '1패'를 당했다. 그런만큼 20일 국토위의 경기도 국감에서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에선 “그렇게 못 할 수가 없었다”(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왔다. 이 후보와 맞붙었던 행안위 소속 의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국민의힘 측 간사인 박완수 의원은 “나름대로 했는데 국민이 보시기엔 여러 가지 미흡한 점도 있고,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고, 박수영 의원은 “만족할만한 작품을 만들어내진 못했다”고 했다.

김기정·김준영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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