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외상하세요"..전세계인 홀린 'BNPL' 정체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2021. 10. 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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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 외상하세요

<앵커>

다음 키워드는 `외상하세요` 입니다.

<기자>

네. 제가 쿠팡에서 이 태블릿 PC용 펜슬을 구매했는데, 외상으로 구입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지 아십니까?

<기자>

이른바 디지털 외상이네요. 어떻게 가능한 겁니까?

<기자>

현금 없이 물건을 사고 나중에 결제하는 `선구매 후지불`, 이른바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 덕분입니다.

쿠팡은 지난해 이 서비스를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월 한도를 최대 130만원까지 확대했습니다.

이용 대상 고객은 쿠팡이 내부 기준에 따라 선정하고, 월 한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부여하는데요.

제 경우에는 `60만원` 정도 디지털 외상이 가능했습니다.

당장 계좌에 돈이 없어도 60만원까지 쇼핑을 한 후에 다음달 15일까지 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되는 방식입니다.

<앵커>

이런 제도가 국내에만 있는 제도인가요?

<기자>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시범 서비스 단계로 개인별로 이용금액 한도가 수십만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 해외와 달리 분할 납부가 안되고 온라인 결제에만 한정돼 있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BNPL 서비스가 가장 먼저 활성화된 나라는 호주인데,

호주 BNPL 1위 기업인 애프터페이의 지난 한해 글로벌 거래 규모는 75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서 98.9% 증가했습니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설립한 결제업체 스퀘어는 애프터페이를 약 34조원에 인수한다고 전해졌죠.

아마존 역시 BNPL 기업과 제휴해 서비스를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앵커>

아마존이랑 협력하는 어펌홀딩스의 주가도 이 소식으로 폭등했죠?

<기자>

네. 어펌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최초의 BNPL 서비스 업체로 지정된 날 BNPL 주가는 47% 폭등했는데요.

3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아마존이 BNPL을 도입했다는 건,

그만큼 이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집니다.

<앵커>

BNPL이란 서비스가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기자>

BNPL은 밴(VAN)사나 신용정보회사 등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습니다.

BNPL 업체는 소비자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가맹점과 주문내역을 주고 받고,

가맹점은 BNPL 업체로부터 결제 금액 전액을 바로 지급받게 됩니다.

소비자는 물건을 받고 난 뒤에 은행이나 카드사에 BNPL로 보낼 돈만 보내면 됩니다.

BNPL 업체들은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거나 소비자가 대금결제를 연체했을 때 받는 연체비로 수익을 냅니다.

<앵커>

보통 할부는 소비자가 이자를 내야 하는데 이 방식은 이자 같은 걸 따로 내지 않고도,

원금만 분할로 내면서 살수 있는, 그러면서 업체는 가맹점한테서 수익을 내는 구조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밝다고 봐야할까요?

<기자>

BNPL 결제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인프라기 때문에 미래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나중결제 시스템이 고객의 상품 구입을 유도하고,

락인, 이른바 가두기 효과로 앱 체류시간을 늘리고 구매금액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이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또 동시에 신용도가 낮은 대학생, 주부, 자영업자 등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런데 한편으로는 원래 같으면 비싼 물건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물건을 쉽게 살 수 있게 하는 거니까

이자는 없지만 빚같은 개념이잖아요, 괜찮은 겁니까?

<기자>

네. 저신용자나 수입이 변변치 않은 젊은 층의 채무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모틀리 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BNPL 사용자 중 45%가 자신의 예산을 뛰어넘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BNPL 서비스를 사용했다고 답했고,

신용카드의 한도가 초과돼 BNPL을 사용했다는 응답자도 17%에 달했습니다.

BNPL 업체들은 내부 신용평가 모델,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채무 불이행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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