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진짜 올까..글로벌 그루들도 엇갈리는 전망

문지민 2021. 10. 1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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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오른쪽)이 17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밀컨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실험`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매경DB)
최근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동시에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한 경제성장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 의견도 팽팽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10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2021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개막 세션을 진행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은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모두가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급망 혼란 사태가 몇 달 내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항만물류 허브인 LA 인근 롱비치항 적체 상태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물가 상승 영향도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십 년간 경제 흐름을 볼 때 전염병 대유행 이후 인플레이션 발생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전염병 이후 인위적으로 만든 저금리 환경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바닥에서 끌어올릴 수 있게 할 것이고 다음 불황이 왔을 때 다시 금리를 낮출 여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본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최근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는 에너지 부문 비중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 동시에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공급 제약 요인도 점차 수요 증가를 따라잡고 있어 물가상승률도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국 IB들은 최근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도 미국 경제성장률이 상당 기간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공급망 혼란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 의견도 존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0월 8~12일 재계, 학계, 금융업계 경제 전문가 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공급망 혼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망 문제가 언제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는 내년 3·4분기, 33.3%는 내년 2분기를 선택했다.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대답도 15%나 됐다. 반면 내년 1분기를 전망한 이와 올해 안으로 해소될 것으로 본 전문가는 각각 3.3%에 불과했다. 전문가의 93%가 빨라야 내년 2분기 이후에 공급망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이들은 물가 상승세도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올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치가 5.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연속 5%대를 기록하고 있다. 즉 연말까지 5%대를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WSJ에 따르면 이 경우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1년 이후 최장 기간 5%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들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치는 내년 6월 3.4%, 12월 2.6%다. 코로나19 사태 전 10년간 평균인 1.8%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연간 2%를 웃도는 수치다.

국내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제조업 공급 병목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며 “공급 병목은 시차를 두고 정상화돼 물가 상승 압력도 점차 완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경제 전망에서 공급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을 근거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9%로 내렸는데, 하향 조정 폭은 0.1%포인트에 불과하다”며 “현재 글로벌 경제는 성장 탄력이 약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침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우려가 부각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졌다”며 “통화 정책 긴축과 미국 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안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부각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안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재 중국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 내내 관찰 대상”이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주지 못한다는 관점은 중국의 에너지 공급원과 원자재 가격의 안정화 조짐 확인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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