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챔의 사나이 포항 이승모 "울산 이길 차례 됐다

김효경 2021. 10. 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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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나고야와 ACL 8강전에서 득점하는 포항 이승모(오른쪽). 연합뉴스

'아챔의 사나이'. 포항 스틸러스 이승모(23)에겐 새로운 수식어가 생겼다. 리그에선 득점이 없지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만 3골을 터트리며 팀을 준결승까지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승모는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고야 그램퍼스(일본)과 ACL 8강전 1-0으로 앞선 후반 24분 추가골을 넣었다. 신진호의 패스를 트래핑해 수비를 따돌린 뒤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상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이승모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잘 맞은 느낌은 있었는데 공이 좀 떴다. 짧은 순간에도 '골대에 맞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들어가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시 돌려본 것 같다. 가슴이 뭉클했다"고 웃었다.

이승모는 챔피언스리그에서 7경기(6선발)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다. 특히 토너먼트에선 두 경기 연속 골을 터트렸다. 세레소 오사카 원정으로 치러진 16강전에서도 1-0 승리를 이끈 결승골을 넣었다. 그는 "조별리그 때부터 골을 넣어서 그런지 부담감을 덜었다. 묘하게 ACL에선 잘 풀린다"고 했다.

이승모는 ACL에서 활약을 펼쳤지만 김기동 포항 감독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K리그에선 아직 득점이 없기 때문이다. 29경기에 출전해 도움 2개만 올렸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이승모가 잘 해주고 있다"며 등을 두드렸다. 자기 포지션이 아닌 자리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 스틸러스 이승모.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모는 포항제철중 시절 중앙수비수로 뛰었고, 고교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프로에서도 미드필더로만 뛰었다. 하지만 최근엔 최전방에서 '제로톱'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뒤 일류첸코(전북)가 떠난 뒤 영입한 보리스 타쉬가 부진해서다.

김기동 감독이 이승모에게 많은 득점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무득점이 길어지자 압박감을 느꼈다. 이승모는 "리그 초반에는 득점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를 할수록 득점을 못 하니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하지만 ACL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이승모는 "아직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다. 솔직히 내가 두 세골만 넣었어도 파이널A(현재 7위)를 확정지었을 것이다. 그래도 아챔에선 활약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8강전 때 부모님이 오셔서 경기를 봤다. 끝나고 전화를 드렸더니 기분이 좋으셔서 술을 한 잔 하신 것 같았다. 행복했다"고 말했다.

포항은 꾸준히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있다. K리그 통산 501경기를 뛴 구단 레전드인 김기동 감독도 선수들과도 편하게 대화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날개를 펼 수 있게 도와준다. 이승모는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마음을 열어준다. 고참 형들도 미팅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서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20일 열리는 준결승 상대는 울산이다. 객관적 전력도 울산이 앞서고, 상대전적(2승 1무)도 울산이 앞선다. 하지만 이승모는 "지난해 중요했던 마지막 경기(4-1 승)에도 우리가 이겼다. 이제는 이길 차례가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포항 유스 출신인 이승모는 2017년 프로에 데뷔해 광주FC(2018년)에 임대된 걸 빼면 쭉 포항에서만 뛰었다. 그런 그에게도 포항의 챔피언스리그 우승(2009년)은 사진으로만 접한 오래된 '과거'다. 이승모는 "스틸야드에 2009년 ACL 우승 사진이 걸려있다. 나도 그런 사진을 남긴다면 큰 영광일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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