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처럼..울산 바꾼 바코, 현란한 원더골

박린 2021. 10.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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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전북전 솔로 플레이
빠른 드리블로 8골-3도움
골 넣으면 '바꿔' 울러 퍼져
울산 바코(가운데)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전 전북전에서 골을 터트리고 있다.[사진 프로축구연맹]

마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골을 보는 듯했다. 살라는 지난 16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왓포드전에서 화려한 솔로 플레이로 득점했다.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 현대의 바코(30·조지아)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전에서 터뜨린 골이 그랬다.

바코는 전반 13분 살라처럼 원더골을 터트렸다. 바코는 현란한 스텝으로 상대 선수 2명 사이를 파고 들었다. 공을 한 차례 접어 수비를 따돌린 뒤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바코는 전반 추가시간 침투 패스로 추가 골의 출발점 역할도 했다.

올 시즌 홈 경기에서 바코가 골을 터트리면 울산문수구장에는 이정현의 ‘바꿔’가 울려 퍼진다. ‘바꿔 바꿔 모든 걸 바꿔~’란 가사인데, 울산 구단이 바코 이름과 비슷한 노래 가사여서 선택했다. 바코는 최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 줄 모르고 흥얼거렸다. 이제 뜻을 알고 즐기고 있고 신나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본명이 ‘발레리 카자이시빌리’인 바코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Vako’라고 부르셨다. 발음도 더 쉽고 익숙한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바코는 울산을 바꿔 놓았다. 그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8골-3도움을 올렸다. 상대 선수들은 바코의 드리블 패턴을 읽기 힘들어한다. 반복되는 습관도 없고, 직접 상대하면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바코는 “상황에서 옳은 선택을 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도전한다. 전신을 사용하려 한다. 그래야 움직임뿐만 아니라 드리블이 더 단단해진다”고 했다.

팬들은 바코를 ‘K리그 최고의 크랙(홀로 흐름을 바꾸는 선수)’, ‘조지아 메시’, ‘조지아 살라’라 부른다. 바코는 “칭찬은 큰 동기부여이자, 더 좋은 선수로 나가는 데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울산 바코가 드리블로 상대를 따돌리고 있다. [사진 울산 현대]

바코는 비테세(네덜란드), 레기아 바르샤바(폴란드), 새너제이 어스퀘이크스(미국)를 거쳐 올해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울산 오퍼를 받고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 모든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었다”고 했다. 이어 “오랜 역사를 지닌 조지아는 좋은 와인과 음식, 관광지가 있다. 네덜란드 아르험에서 5년간 생활했는데, 울산 역시 그곳처럼 큰 강과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지난 4월 FC서울전에서 바코가 ‘식빵’이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바코는 “한국 비속어와 비슷한 단어인데, 조지아 비속어”라며 웃었다. 손등에 입을 맞추는 세리머니에 대해 “손등에 결혼식 날짜, 배우자와 똑같은 타투가 새겨져 있다”고 했다.

조지아 국가대표로 53경기(11골)에 출전한 바코는 2019년 9월 터키에서 열린 한국과 평가전에 출전해 전반 40분 선제골을 도왔다. 바코는 “당시 뛴 손흥민(토트넘)은 월드클래스 선수 중 한 명이며,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울산은 K리그1과 FA(축구협회)컵,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3관왕이 가능하다. 바코는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플레이대로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면 충분히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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