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사장 내정 김헌동 "강남에 '3억 타워팰리스' 짓겠다"

박사라 2021. 10.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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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에 내정된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18일 중앙일보에 "강남에 분양가 3억 30평대 아파트를 짓겠다"고 말했다. 지자체 및 주민들 반발이 거센 데 대해선 "공공주택으로 인해 도시가 슬럼화 된다는 선입견을 깨겠다"며 "타워팰리스 같은 고급 아파트를 충분히 지을 수 있다"고 했다.


"주상복합 고급아파트, 3억에 분양"


김헌동 SH사장 내정자. 임현동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김 전 본부장을 SH사장으로 내정하면서 '반값 아파트' 현실화 논의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처럼 토지와 건물을 모두 분양하는 게 아닌, 토지 소유권은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주택 방식을 통해서다. 월 40~60만원가량의 토지임대료를 내야 하지만 아파트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토지 가격이 제외되기 때문에 분양가를 크게 낮출 대안으로 거론된다.

현재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 서초구 성뒤마을 등이 주요 공급지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공공주택 추가 공급에 반대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질 낮은 공공주택이 들어와 동네가 슬럼화 될 거란 우려는 구시대적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 일문일답.

토지임대부주택이 '반쪽 아파트'가 될 거라는 우려도 있다. 건물만 소유할 수 있는 아파트가 매력이 있을까.
A : 극단적인 최상위 부자들은 사지 않겠지만 실수요가 간절한 대다수의 국민들에게는 안 살 이유가 없다. 전셋값의 반값도 안되는 돈으로 주상복합 아파트를 살 기회가 있다면 누가 안사겠는가. 아이파크나 타워팰리스 같은, 아니 그것보다 더 좋은 아파트를 지어서 공공주택 품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릴 생각이다. 서울의료원 부지에도 50층 짜리 아파트 건설을 논의중이다. 현재 아파트 건설비가 평당 700~800만원 정도 하는데 고급화로 건설비는 더 들어가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 분양이 가능하다. 토지임대료 역시 서민들에게는 1년 선납시 할인 등의 제도를 통해 월세 부담을 낮출 수 있다.

Q : 토지를 매입할 재원이 충분한가. 현실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반값아파트 물량은 어느 정도로 보나.
A : 얼마든지 자리는 충분하다. 현재 거론되는 게 서울의료원 부지나 질병관리본부 등 공기업이 이전한 부지, 용산 차량기지, 수도권에는 3시 신도시나 주한미군 이전 부지 등이 있다. 또 우리나라는 토지 강제 수용이 가능한 나라여서 필요하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이나 세계무역센터 인근 부지가 대부분 토지임대건물만 사용하는 방식이다. 싱가폴은 전체 주택의 80%가 토지임대주택이다. 우리도 과거 강남을 개발할 적에 같은 방식으로 건물만 분양해왔다면 이미 아파트 절반 이상이 건물만 개인이 소유하는 형태가 됐을 거다.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못할 게 없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모습. 김헌동 전 본부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된 아파트가 전매제한 기한이 풀린 후 6~7배 수준까지 폭등해 ‘로또 아파트’논란이 일었다.
A : 그 집값이 오른 게 토지임대부 제도 때문인가? 아니다. 그 사이 강남의 다른 아파트들은 20~30억이 올랐다. 모든 강남 아파트가 최소 10억이 올랐는데 정책을 잘못해서 집값이 오른 것이다.

Q :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얼마 남지 않는데 참여할 유인이 있나.
A : 건설에 따른 이익은 돌아가는데 왜 참여를 안하나. 오히려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에서 '화천대유' 같은 민간 회사에 지나치게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게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만일 성남시가 땅을 그대로 보유한 채 건물만 분양했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토지임대부주택을 도대체 누가 반대하는가. 싼 값에 좋은 주택에 들어갈 수 있는데 어느 주민이 왜 반대하나. 권력의 힘을 빌려 개인의 사욕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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