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총장은 억울하다지만 핵심 비껴가는 대장동 수사

2021. 10. 1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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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성남시 고문변호사 전력 논란과 관련해 "많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고문변호사 전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시장실과 비서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핵심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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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성남시 고문변호사 전력 논란과 관련해 “많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고문변호사 전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김 총장은 성남시청 시장실 압수수색과 관련 “필요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그런데 아직 필요한 때가 아닌 모양이다. 검찰은 이날 성남시청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이번에도 시장실과 비서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졌다.

검찰은 지난 15일 성남시청 1차 압수수색 당시 시장실과 비서실을 포함하지 않아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시장실과 비서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핵심 장소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어떤 보고를 했는지, 지시사항은 무엇인지를 보여줄 증거들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증거가 인멸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는 것은 의도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는 핵심적인 지점들은 모조리 비껴갔다. 핵심 증거인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해 망신을 당했다. 대장동 사업을 총괄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은 범죄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기각됐다. 핵심 압수수색 대상인 성남시장실은 두 차례나 제외됐다. 검찰 안팎에서 ‘봐주는 것도 모양을 갖춰야 하는데 이해하기 힘들다’ ‘심하게 편향돼 있거나 수사 ABC를 모르는 것 같다’는 걱정이 나올 정도다. 대선 시기 유력 후보를 수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정도가 심하다.

검찰은 부실 수사 비판에 억울해한다고 한다. 수사는 단계가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검찰의 억울함을 풀 마지막 기회는 남아 있다. 이날 새벽 귀국 직후 체포된 남욱 변호사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비리 의혹의 핵심 4인방 중 한 명으로 알려졌으며, 유 전 본부장에게 수백억원의 개발 이익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화천대유의 350억원 로비설, 50억원 클럽설, ‘그분’의 존재도 남 변호사에게 확인할 대목이다. 다만 남 변호사는 미국에서 대장동 특혜는 모르는 일이며, 로비설도 ‘들은 적은 있지만 잘 모른다’는 취지로 말해왔다. 검찰이 남 변호사의 모르쇠 전략을 깨지 못한다면 수사는 좌초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억울하다지만 지켜보는 국민은 울화통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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