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궁금증 풀어주지 못한 이재명 국감

2021. 10. 1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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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이 지사 조폭 조직에서 20억 받아”


이 지사 “김만배 안 만났다, 남욱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어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의 국감에선 예상대로 대장동 의혹에 질의가 집중됐다. 하지만 주요 의혹에 대한 국민적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라며 이 지사를 공격했지만 국감 시간 상당수가 이 지사의 해명으로 채워졌다.

이 지사는 대장동 사업의 최종 책임자가 성남시장이던 자신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대장동 설계자라 했던 건 이익 환수 방법과 절차, 보장책을 설계했다는 뜻”이라며 “민간 참여자들의 이익 배분에 관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역으로 “돈을 나누어 가진 자가 도둑”이라며 ‘화천대유 게이트’라고 공세를 폈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의 관계도 핵심 의혹인데, 야권의 증거 제시는 없었다. 이 지사는 유씨 체포 과정을 보고받았는지에 대해 “기억에 없다”고 했다. 김씨에 대해서도 “인터뷰를 해 전화번호가 등록돼 있지만 만난 일이 없다”고 했다. 미국에서 귀국해 체포된 남욱 변호사도 “모른다”고 했다. 이 지사는 오히려 대통령이 돼도 이들을 사면하지 않겠다며 “엄벌해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김만배씨의 ‘그분’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측은 “돈을 지배하는 자”라며 이 지사를 지목했지만, 이 지사는 “돈을 나누어 가진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허가나 시행 과정에서의 특혜 여부도 관건인데, 경기도 측의 자료 제공 거부 때문인지 의혹 규명을 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측은 이 지사가 조직폭력배의 돈 2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수감 중인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출신의 자술서를 공개하며 이 지사가 2007년 이전부터 조폭과 유착관계가 있었고, 불법 자금 20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비슷한 것이라도 있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지만 지자체장 신분으로 국감에 임하는 것으로는 부적절한 자세도 드러냈다. 조폭 연루설 제기 의원의 발언 도중 헛웃음을 터뜨리고, 야당을 향해 “학예회를 하느냐”는 표현도 썼다.

야당 의원들은 ‘한 방’ 없이 기존 의혹을 재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국감을 실시간 평론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자체 조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잘했다’는 질문에 1%대 답변이 나왔다고 했을 정도다. 20일 경기도에 대한 추가 국감이 예정돼 있지만 의혹이 규명될지는 미지수다. 결국 진실은 수사로 밝혀질 수밖에 없는데, 이 지사는 특검에 대해 “시간을 끌어 정치공방을 하려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검경 수사가 부실할 경우 특검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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