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20승, 더CJ컵 명장면 되다

김지한 2021. 10. 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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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체요절을 모티브로 한 더CJ컵 우승 트로피를 든 매킬로이. [AFP=연합뉴스]

18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더 서밋 클럽. ‘특급 골퍼’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가 더CJ컵 최종 라운드 18번 홀 그린에서 챔피언 퍼트를 하고 환하게 웃었다. 매킬로이의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0번째 우승 순간은 더CJ컵의 명장면으로 남게 됐다.

최종 라운드에서 6타를 줄인 매킬로이는 합계 25언더파를 기록, 콜린 모리카와(미국·24언더파)를 꺾고 우승했다. 그는 2010년 5월 퀘일 할로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한 후 11년 5개월 만에 20승 고지를 밟았다. 매킬로이는 “대단한 성과다. 앞으로도 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임성재(23)는 한국 선수로 가장 높은 공동 9위(20언더파)에 올랐다. 지난주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2주 연속 PGA 투어 대회 톱10에 올랐다.

매킬로이에게 더CJ컵은 2021~22시즌 첫 대회였다. 그는 한 달 동안 마음고생을 꽤 했다. 지난달 말 미국과 유럽의 골프 팀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1승 3패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유럽이 미국에 9-19로 완패하자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절치부심해 나선 더CJ컵에서 매킬로이는 달라져 있었다. 특유의 장타를 바탕으로 더 정교한 샷을 뽐냈다. 최종 라운드 14번 홀(파5) 약 10.5m 거리에선 이글 퍼트까지 넣었다. 매킬로이는 “지난 몇 주간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정말 좋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우승 상금 175만5000달러(20억7000만원)와 함께 ‘2021 챔피언’이라고 한글로 적힌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더CJ컵은 2017년 제주에서 열린 첫 대회부터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 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모티브로 한 트로피를 우승자에게 수여했다. 이 대회는 매킬로이를 비롯해 저스틴 토마스(2017·2019년), 브룩스 켑카(2018년) 등 정상급 골퍼들이 우승하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대회 주최사인 CJ그룹은 브랜드 노출에 따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CJ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더CJ컵에는 비비고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노출했다. 코스 곳곳에 대형 광고판이 서 있었다. 18번 홀에는 비비고가 미국프로농구(NBA) 인기 팀 LA 레이커스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은 걸 기념하는 홀 사인 보드도 있었다. CJ 브랜드는 TV 중계방송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 세계에 노출됐다.

더CJ컵에 참가한 선수들은 한국 음식에 푹 빠졌다. 더CJ컵 대회 조직위원회는 플레이어 라운지에 다양한 한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리키 파울러, 이언 폴터, 제이슨 데이 등은 고추장, 만두, 치킨 등을 맛봤다. 폴터는 “평소에도 매운맛을 좋아하는데, (고추장을 활용해 만든) 소스가 입맛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애덤 스콧은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만두에 찍어 먹겠다며 쌈장을 찾았다. 타이 보타우 PGA 투어 국제 사업 부사장은 “더CJ컵이 선수들에 환상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투어 최고의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에서 열 계획이었던 더CJ컵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미국에서 개최됐다. 미국 개최는 더CJ컵의 격을 크게 높였다. 이번 대회에 골프 세계 랭킹 톱10 중 7명이나 나섰다. 2019년 제주에서 열린 더CJ컵(2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국에서 열린 더CJ컵에 나서지 않았던 매킬로이는 미국에서 열린 대회엔 2년 연속 모두 출전했다. 그는 “더CJ컵이 우리에게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나눌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5년 연속 더CJ컵에 개근한 토마스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는 특별하다. 다시 한국에서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몸집을 키운 더CJ컵은 내년엔 다시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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