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벌었지만 사업 배제"..檢 '대장동 깐부' 남욱 영장방침

하준호 입력 2021. 10. 18. 18:47 수정 2021. 10. 19.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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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1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남욱(48) 변호사를 공항에서 체포해 압송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이날부터 최대 48시간 남 변호사를 구속 상태에서 조사한 뒤 이르면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그가 미국으로 도피해 검찰 수사망을 피해온 데다, 그를 포함한 사건 관계인 간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남 변호사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2009년부터 대장동 민영개발에 뛰어들었던 그는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정영학 회계사(53·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와 함께 대장동 사업의 ‘원년 멤버’로도 꼽힌다. 검찰은 그가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56)씨의 배임·뇌물 혐의와 가담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검찰에 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연합뉴스

남 변호사는 2009~2010년 부동산 개발 시행사인 씨세븐에서 국회 대관 역할을 맡으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장동 공영개발 추진을 막기 위한 로비를 벌인 혐의(변호사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2015년 6월 구속기소 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남 변호사는 민간사업자 중 김씨(44.2%)에 이어 두 번째 많은 25% 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 JTBC 인터뷰를 통해 “2015년 이후 대장동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었다. 수사를 받으면서부터는 김만배씨가 얼씬도 못 하게 했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남 변호사는 김씨의 350억원 정·관계 로비 의혹과 유 전 본부장의 천화동인 1호 차명 보유(개발이익 25%) 및 700억원 약정 의혹에 대해선 “비용 부담 문제로 다투면서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은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대장동 녹취록’에 담겨 있다. 이와 관련,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김씨로부터 들은 사실이 있다. 배당이 시작된 2019년 이후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 줘야 할 돈이 400억원부터 700억원까지 조금씩 바뀌었다”고 말했다.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김씨, 유 전 본부장과는 대척점에 서 있는 셈이다.

대장동 패밀리 4인방 말잔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러나 남 변호사 역시 2대 주주로서 8721만원을 출자해 지난해 말까지 약 100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남 변호사는 “지분 구조를 2019년에야 알게 됐고, 토지 수용에 협조하는 것 외에 역할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대장동 민관합동개발 민간사업자 공모 직전인 2014년 정민용(47) 변호사를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에 취업하도록 권유한 사람 역시 그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서강대 법대 후배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장동 사업 설계 당시에도 남 변호사가 정 변호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가진 주민간담회에서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아주 급속도로 사업 진행 추진이 빨라질 것 같다. 다른 분이 되면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제가 듣기로는 (이재명 시장이) 재선 되면 (유동규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얘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같은 자리에서 “1공단 이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지 안 할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이건(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 놔둔 상태에서 대장동 먼저 스타트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성남시는 2016년 11월 성남의뜰의 요구에 따라 대장동·제1공단 결합개발 사업을 분리개발 방식으로 변경 고시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정 변호사가 지난해 말 설립한 유원홀딩스의 실소유주를 유 전 본부장으로 의심하고 있다. 남 변호사가 지난해 9월 정 변호사에게 다시마 천연비료 사업 35억원 투자 약정을 맺고 20억원을 실제 투자하기도 했다. 그가 김씨로부터 수표 4억원을 전달받은 기록이 회계 장부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김씨의 유 전 본부장에 대한 5억원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 있는지도 검찰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남 변호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휴대전화도 함께 압수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뇌물액 8억원 중 3억원은 남 변호사 본인의 뇌물공여 혐의와 직결된다. 정 변호사가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는 “2013년 유 전 본부장이 업자들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위기에 처하자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 정재창씨(전 위례자산관리 대주주)와 함께 돈을 마련해 당시 성남시 정자동 유 전 본부장 집으로 직접 3억원을 들고 가 전달했다”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의 진술에 따라 한 차례 기각됐던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도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남 변호사와 김씨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계좌 추적 등 자금 흐름에 대한 물증 없이는 재청구해도 영장 발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지사의 대장동 의혹 연루와 관련해서도 김씨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남 변호사는 JTBC 인터뷰에서 “화천대유 법률 고문·자문에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이 있는 건 의외였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만배 영장 기각에…유동규도 “檢 소명 부족” 구속적부심 청구


한편 뇌물수수·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은 18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유씨의 변호인은 “뇌물을 받은 적 없고, 사업자 선정 시 조작이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의 배임행위도 없었다”며 “검찰의 소명이 부족함과 도주·증거인멸 우려도 구속 이후 수사협조로 사실상 사라졌기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심사는 19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법원이 지난 14일 대주주 김씨 구속영장을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가 기각하자 같은 이유로 구속적부심을 청구한 셈이다.

법조계에선 유 전 본부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수사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으로선 미국에 있던 남욱 변호사가 갑자기 귀국해서 조사를 받고 있는데다 김만배씨 구속도 기각된 만큼 바깥의 진솔한 정보가 절실할 것”이라며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가면 재판 기간이 끝없이 길어지는 것을 고려해 전략 마련 차원에서 구속적부심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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