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정보 활용한 부동산 투기"..LH 직원 징역 1년6개월

김준희 입력 2021. 10.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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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LH 직원 첫 실형 선고
완주 택지개발 예정지 투기 혐의를 받는 LH 전북지역본부 직원 A씨(49)가 지난 4월 8일 전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 수사 이후 첫 1심 선고


내부 정보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지역본부 직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부장 김경선)은 18일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LH 전북본부 직원 A씨(49)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아내 명의로 구입한 완주 삼봉지구 인근 땅 400평(1322㎡) 등 범행으로 사들인 부동산을 모두 몰수했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지난 3월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를 시작한 이후 LH 직원이 선고를 받은 건 A씨가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3월 아내 명의로 지인 2명과 함께 LH가 주관하는 택지 개발지인 완주 삼봉지구 인근 땅 약 400평을 3억원에 구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당시 LH 전북본부에서 완주 삼봉 공공주택사업 인허가 및 설계 업무 등을 담당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지난 4월 6일 LH 전북본부 앞에서


완주 삼봉지구 400평 구입…5년새 40% 올라


검찰은 A씨가 설계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토지 이용 계획과 사업 일정, 사업 진행 상황 등 내부 비밀 정보를 이용해 해당 사업 지구에 인접한 토지를 매수한 것으로 봤다. 이들이 사들인 부지 건너편에는 현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 중이고, 땅값은 5년 새 공시지가 기준 40% 넘게 올랐다고 한다.

A씨는 지난 2012년 11월 군산미장지구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체비지(도시개발 사업비를 충당할 목적으로 처분하는 토지) 약 124평(410㎡)을 직장 동료 명의로 6억원가량에 낙찰받은 혐의(부동산 실명법 위반)도 받고 있다. A씨는 택지개발사업이 끝난 2016년 10월 자신의 지분을 직장 동료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활용했다는 비밀 정보(완주 삼봉 공공주택사업 착공 등)는 2015년 언론을 통해 나와 비밀성을 상실했다"며 "피고인이 사건 당시 담당한 문서를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것이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전북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이 지난 3월 22일 LH 전북본부를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을 차량 트렁크에 싣고 있다. 뉴스1


법원 "정부 개발 사업 신뢰 훼손…죄질 나빠"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취득한 정보는 법률상 비밀로 볼 수 있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경선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완주 삼봉 공공주택 지구계획안을 기안한 담당자로 피고인이 기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의 승인도 났다"며 "LH는 이 정보를 사업 일정과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비공개로 나눠 관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정부 개발 사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된 점, 피고인이 비밀 취득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다만 부동산 실명법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구입한 땅이 비약적으로 가격이 상승하지 않은 점, 비밀로 취득한 토지를 모두 몰수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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