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3인이 던지는 화두는 '고용'

배준희 2021. 10. 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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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 11일(현지 시간)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 조슈아 앵그리스트 MIT 교수, 휘도 임번스 스탠퍼드대 교수를 선정했다. 수상자들의 모습이 왕립과학원 스크린에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최저임금 논쟁 등에 불을 지핀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65), 조슈아 앵그리스트 MIT 교수(61), 휘도 임번스 스탠퍼드대 교수(58) 등 미국 경제학자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 충격이 확산하면서 노동 시장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 학자들이 주목받은 것으로 보인다.

카드 교수는 1983년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프린스턴대 교수 등을 거쳐 현재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주로 최저임금, 이민, 교육 등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번스 교수는 각각 1989년 프린스턴대에서, 1991년 미국 브라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은 자연과학 분야에서만 적용되던 인과관계 분석 방법을 임금, 교육 효과 등을 평가하는 데 접목해 경제학 실증 연구의 지평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카드 교수는 2019년 사망한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미국에서 최저임금 논쟁을 촉발한 경제학자다. 카드 교수는 뉴저지주와 펜실베이니아주 410개 패스트푸드점을 설문조사해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했다. 당시 뉴저지주는 경기 불황에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올린 반면, 펜실베이니아주는 4.25달러의 최저임금을 유지했다. 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존 주류 경제학의 시각과 달리 뉴저지주 패스트푸드점은 고용이 늘어난 반면, 펜실베이니아주 고용률은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후 최저임금과 고용 사이 인과관계를 둘러싼 여러 학자들의 도전적인 실증 분석이 뒤따랐다.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번스 교수는 ‘도구변수법’이라는 계량경제학 방법론의 틀을 닦은 것으로 유명하다. 도구변수법은 독립변수 X가 종속변수 Y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X 이외에 Y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변수를 통제하는 것으로 현재는 사회과학 전반의 방법론으로 쓰인다.

무엇보다 세 교수의 공통점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차이를 분간하는 계량경제학적 방법론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세 교수는 경제학의 인과관계 분석의 정교함을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단, 전문가들은 카드 교수의 연구가 국내 최저임금 인상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오도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연구는 패스트푸드점 개수 등 노동 시장 수요량을 통제한 특수한 상황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지, 여전히 경제학계의 주류 이론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임번스 교수는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질문을 받자 “기본소득제를 통한 지급액이 크면 근로 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0호 (2021.10.20~2021.10.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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