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정의선 현대차 회장..가성비車에서 미래 모빌리티 선두 주자로

명순영 2021. 10. 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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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LOUNGE]

현대자동차그룹이 환골탈태했다. 故 정주영 창업자의 도전 정신, 정몽구 명예회장의 뚝심 경영을 이어받은 정의선 회장(51)은 ‘미래 모빌리티’를 앞세워 현대차그룹을 미래형 기업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봐 해봤어’는 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대표하는 말이다. ‘흙수저’였던 그는 도전 정신으로 현대그룹을 일궜다. 아들인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을 앞세워 현대차그룹을 세계 5위권 완성차 제조 업체로 올려놨다.

전통 제조업에 그칠 수 있었던 현대차그룹을 미래형 모델로 바꾼 것은 정의선 리더십이다. 그는 ‘모빌리티’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현대차를 가져다놨다. 전기차면 전기차, 수소차면 수소차 등 미래차 각 부문에서 현대차를 각인시킨 것은 그의 공이다. 과거 ‘가성비의 대명사’라는 달갑지만은 않은 타이틀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지난 10월 14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본질적 사명을 ‘인류의 삶과 행복, 진보와 발전에 대한 기여’로 정의하고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 경제 등 4대 신사업은 그의 머릿속을 채운 화두. 정 회장이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 맥을 함께한다.

1970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샌프란시스코주립대 MBA/ 1994년 현대모비스/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 2001년 현대차 영업지원부장/ 2002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 2018년 현대차 수석부회장/ 2020년 현대차 회장(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로 변화 알려

▷로보틱스·UAM·자율주행에 집중

현대차가 달라졌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세계적인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11억달러(약 1조2482억원) 규모의 가치를 평가받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지난 6월 마무리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선보인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외에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갖췄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2년 중 최대 23㎏의 박스를 시간당 800개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ch)를 상용화하며 제조, 물류,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AI 서비스 로봇, 로보틱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정 회장이 “인류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니 최선을 다해 개발해달라”고 격려한 그룹 내 로보틱스랩 조직은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한 의료용 착용 로봇 ‘멕스(MEX)’, 생산현장에서 고개를 들고 장시간 근무하는 작업자를 보조하는 ‘벡스(VEX)’, AI(인공지능) 서비스 로봇 ‘달이(DAL-e)’, 로보틱모빌리티 ‘아이오닉 스쿠터’ 등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스팟을 활용한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Factory Safety Service Robot)’을 개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도 한 단계 올라섰다. 지난 9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를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 Mobility)에서 공개했다. 모셔널은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로보택시를 활용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땅에서 하늘로 이동 공간을 확장한 UAM도 정 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다.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당부한 그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그룹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완전 전동화된 UAM,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항공모빌리티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중심 전동화 전략도 속도가 붙었다. 차량 전동화는 이동 수단 진화를 넘어, 기후 변화 대응과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으로 인식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한다.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와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수소 전도사로 韓 경제 이끌어

▷2040년 수소에너지 대중화 목표

정 회장을 재계 신성장동력 대표 주자로 각인시킨 또 하나의 키워드는 수소다. 정 회장에게 ‘수소 전도사’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는 오래됐다. 세계 유수 자동차그룹 최고경영자(CEO)로는 이례적으로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대상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연관어로 수소가 등장할 정도다.

정 회장이 지난해 취임 직후 첫 공식 행보로 국내 수소 경제 컨트롤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것도 그의 수소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그에게 수소는 미래와 지구, 궁극적으로 인류를 위한 솔루션이다. 정 회장은 “지구의 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이 수소”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9월 현대차그룹이 진행한 ‘수소 비전 2040’ 선포식(하이드로젠 웨이브)에는 이 같은 그의 철학이 그대로 투영됐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연료전지 기술과 모빌리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키로 하고,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200㎾(킬로와트)급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시제품을 선보였다.

연료전지 시스템은 자동차 외에 트램과 기차, 선박, UAM 등 모빌리티 전 영역은 물론 주택과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를 대폭 확대했다.

정 회장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 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수소 사회 비전을 제시한 이유를 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글로벌 통합 브랜드가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의미를 가진 ‘HTWO(에이치투·Hydrogen+Humanity)’로 출발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 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CEO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 출범을 주도했다. 해외에서도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등을 맡아 수소의 글로벌 의제화에 기여했다.

정 회장은 탄소 배출 저감에도 적극 나선다.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계열사는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가입을 추진한다.

사회 공헌 활동에서도 친환경은 핵심 영역이다. 유럽 해양 생태계 보전 프로젝트, 중국 내몽고 사막화 방지 3기 사업, 국내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조성 지원 사업 등을 올해 시작했다. 환경 등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과 ‘for Tomorrow 프로젝트’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명순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0호 (2021.10.20~2021.10.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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