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우버-3분기 흑자 기대..직접 고용 이슈는 리스크

김기진 2021. 10. 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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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에서 살아남기](41)

한동안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승차 공유(운전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서비스) 업체 우버가 반등 조짐을 보인다. 연초 50~60달러대에 거래되던 우버는 8월 말 40달러 밑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후 반등해 10월 13일 종가 기준 46.41달러까지 뛰었다. 이날 기준 1개월 상승률은 18.97%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우버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인다. 3분기 EBITDA 기준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우버 제공>

▶3분기 실적 전망치 수정

▷최대 2500만달러 흑자 기대

우버는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승차 공유 대표 주자다. 2019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승차 공유 서비스 외에 음식 배달 라이더와 음식점을 연결하는 배달 서비스, 화주와 화물차를 연결하는 화물 서비스를 운영한다.

최근 주가가 오른 데에는 3분기 실적 관련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버는 9월 21일 공시를 통해 3분기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최악의 경우 2500만달러 손실, 최상의 경우 25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적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종전 예상치(1억달러 미만 손실)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개선됐다. 4분기에는 최대 1억달러 EBITDA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더그 앤머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 전망치 수정은 긍정적인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앤머스 애널리스트가 제시하는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Overweight), 목표주가는 72달러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승차 공유 부문은 운전기사를 유치하기 어려워지고 코로나19 때문에 수요가 감소하며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음식 배달 부문도 고속 성장 중이다. 3분기 중 EBITDA 기준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버 2022년 주가매출비율(PSR)은 3.7배로 경쟁사 리프트(4배), 음식 배달 업체 도어대시(13배) 대비 낮아 저평가 매력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개선 위해 사업 구조 개편

▷자율주행, 에어택시 매각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 구조와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그간 우버는 자율주행, 에어택시, 전동킥보드·자전거 공유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단기간에 흑자를 내기 어려운 사업은 매각 혹은 축소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에는 킥보드·자전거 공유 자회사 점프를 경쟁사 라임에 매각했다. 대신 라임 지분을 확보했다. 2020년 9월에는 운송 사업 유럽 부문을 독일 기업 센더에 넘겼고 연말에는 에어택시 사업부와 자율주행 사업부를 팔아치웠다.

반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큰 사업에는 힘을 실어준다. 팬데믹 국면에서 음식 배달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자 음식 배달 업체 포스트메이트를 인수한 것이 이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지난해 7월 인수합병(M&A) 계획을 발표한 뒤 12월 절차를 마무리했다. 식료품 배달 서비스, 소매 업체 배달 서비스, 소포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며 비대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 대응한 것도 돋보인다. 택시 배차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영국 기업 오토캡도 사들였다. 이를 통해 우버를 이용할 수 없던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대중교통 배차, 운행 정보 관리, 이용 요금 결제 등에 쓰는 솔루션을 만드는 업체 루트매치도 인수했다.

올해 들어서도 유망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월 우버는 주류 배달 업체 드리즐리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캐나다 내 1400개 이상 도시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주류 업계 아마존’이라 불린다. 우버는 향후 드리즐리를 음식 배달 앱인 우버이츠와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5월에는 고퍼프와 협업을 발표했다. 고퍼프는 생필품, 식료품, 의약품, 반려동물 용품 등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고퍼프 서비스를 우버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우버 행보를 두고 언제 제대로 상용화될지 알 수 없고 규제 리스크가 노출된 사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즉각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노선을 바꿨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 우버는 지난해 5월 직원 3700여명을 정리했다. 당시 기준 전체 직원의 14%가량 되는 숫자다. 비용 절감, 사업 구조 개편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매출 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그간 우버 매출 대부분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생했다. 여전히 북미 지역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유럽·중동·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매출이 빠르게 성장한다.

지난해 상반기 북미 매출은 32억달러로 매출의 62%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8억33000만달러로 금액이 늘었는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6%로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중동·아프리카 매출액은 8억3100만달러에서 11억5400만달러로, 비율은 16.1%에서 16.9%로 증가했다. 아시아 지역은 성장세가 더 명확하다.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4억39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2억3600만달러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5%에서 18%로 뛰었다.

▶운전자 직접 고용 요구는 리스크

▷강화되는 플랫폼 규제도 변수

전반적인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고용 관련 리스크가 있다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최근 주요 국가 정부는 우버가 운전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월 네덜란드 법원은 “우버 운전자는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직원이다. 노동법에 따라 근로자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네덜란드 노동조합연맹은 “우버 기사들은 이제 자동으로 우버에 고용된다. 그들은 더 많은 임금을 받게 될 것이며 해고, 질병 등의 사안과 관련해서 더 많은 권리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월 영국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다. 당시 영국 대법원은 우버 운전자를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근로자로 분류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우버는 영국 운전기사 7만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유급휴가, 연금 등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스페인 정부 역시 3월 음식 배달 기사를 플랫폼 기업 직원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이처럼 운전자를 직원으로 대우해야 하는 도시가 늘어나면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흑자전환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플랫폼 기업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것도 예의 주시해야 하는 사안이다. 아직까지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주요 규제 대상으로 언급되지만 우버 역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우버와 고퍼프 파트너십이 주류·음식 배달 시장 경쟁을 저해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드리즐리 M&A건 역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0호 (2021.10.20~2021.10.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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