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대기업 오너家, "승계위한 주식담보 대출 5조 육박"

백일현 입력 2021. 10. 18. 15:08 수정 2021. 10. 18. 16: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 집단 오너 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한 금액이 4조822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권 승계,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영향으로, 대출 금액은 지난해(2조50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71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60개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오너 일가는 779명이었다. 이 중 29개 그룹의 친족 128명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었다. 이들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 지분은 보유주식의 6.4%였다. 대출 금액은 1년 전(2조5000억원)보다 92% 늘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오너 일가가 주식 담보 대출을 받는 이유는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하거나 상속세 등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라며“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권의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고 심하면 경영권도 위협 받게 된다.

대기업집단 기업집단별 주식담보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대출 금액 삼성·SK·현대중공업 순


오너 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이다. 삼성 일가는 보유 지분 중 약 7%를 담보로 제공해 1조7171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중 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1조원을 대출 받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330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물산·삼성SDS 주식을 담보로 3717억원을 각각 빌렸다. 대부분 상속세 납부를 위한 대출로, 이재용 부회장은 연부연납을 위한 공탁 외에 주식담보 대출은 없었다.

SK그룹의 오너 일가 8명도 계열사 주식 40.1%를 담보로 6068억원을 대출 받았다. 최태원 회장이 SK 주식을 담보로 3565억원,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900억원, 최재원 SK수석부회장이 600억원을 각각 담보 대출 중이다. SK네트웍스의 최신원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도 약 400억원의 담보 대출이 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장남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이 보유 지분의 45.1%를 담보로 제공하고 각각 3215억원, 500억원을 대출 받았다. GS그룹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일가 53명 중 32명이 보유지분의 18.6%를 담보로 2668억원을 담보대출 중이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보유지분의 67%를 담보로 315억원을 대출 받았다.

한국타이어그룹에서는 조현범 한국타이어테크놀러지 사장이 보유 주식의 42.2%를 담보로 2350억원, 조현식 부회장이 300억원을 각각 대출 중이다. LG그룹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일가 25명 중 4명이 보유 지분의 17%를 담보로 2361억원을 대출하고 있었다.구광모 회장은 지분의 3.5%를 담보로 580억원을 빌렸다.


현대차 오너家는 주식 담보 대출 없어


롯데그룹은 지분을 보유한 오너 일가 중 신동빈 회장만 롯데지주 보유 지분의 54%를 담보로 1841억원, 롯데쇼핑 주식의 24%를 담보로 400억원 등 총 2241억원을 대출받았다.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일가 19명 모두가 보유 지분의 87%를 담보로 총 1639억원을 대출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일가 6명중 4명이 보유지분의 42%를 담보로 1575억원을 대출 중이었다. 김승연 회장이 보유지분의 55.4%를 담보로 1220억원을 대출중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135억원,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가 190억원, 김승연 회장의 아내인 서영민씨가 30억원을 담보대출 중이었고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담보가 없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서경배 회장이 보유주식의 21%를 담보로 1033억원을 대출중이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보유지분의 53%를 담보로 527억원을 대출 중이며, 신세계 그룹의 정유경 사장도 400억원을 대출중이다. 10대 그룹 중 오너 일가의 보유 주식 담보 대출이 없는 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유일했다.

개인별 담보 대출 금액 상위 20.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