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워게임' 대만, 해방군 궤멸 '대승'..미군 '참패'와 대조

신경진 2021. 10. 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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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차례 공습에 동굴·도서 기지 지켜내
집결한 적군 궤멸시켜 후속 공격 막아
워게임 실시 이후 침공 막아낸 첫 승리
미군은 지난해 10월 워게임 '참패' 공개
지난 4월 대만 한광(漢光) 훈련 기간 중 화롄(花蓮) 기지 격납고에서 전투기가 정비를 받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 캡처]

대만 국방부가 올해 4월에 실시한 ‘한광(漢光) 37호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워게임)’에서 가상 적군의 침공을 막아내는 “대승”을 거뒀다고 홍콩 명보가 18일 보도했다. 이 훈련에서 대만군은 ‘홍군(적군)’의 1차 공습 속에서도 최상의 ‘전력 보존’과 ‘분산 배치’에 성공했다면서다. 또 상륙 작전을 위해 해안 비행장 등에 집결한 해방군을 궤멸시켰고, 상륙 함단을 격침해 해방군이 대만 공격을 위한 후속 군사행동을 계속할 수 없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는 대만군이 워게임을 실시한 이후 해방군의 대만 침범을 좌절시킨 첫 대승이라고 명보는 강조했다.

중국도 워게임 결과에 주목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18일 ‘한광 37호’ 훈련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대만 국방대학이 맡은 ‘홍군(적군)’은 대만 참모총장이 지휘한 ‘청군(아군)’의 전투기 이륙을 막기 위해 둥펑(東風)-15와 둥펑-16 미사일로 대만 서부의 공항들을 효과적으로 마비시켰다. 동시에 해방군 육군 항공병이 운용하는 헬기부대가 대만 북부를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또 대만의 공항과 항만 등 중요 군사시설을 겨냥한 해방군의 각종 미사일 공습이 20여 차례 이어졌다.

하지만 대만군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전력 보존’과 ‘분산 배치’였다. 즉 대만 동부 산악지대에 숨겨진 자산(佳山)기지의 비밀 동굴, 동해안의 뤼다오(綠島), 남해안 란위(蘭嶼) 등에 갖춘 소형 공군기지에서 전투기가 반격의 기회를 기다리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중국군의 병력이 대만군을 크게 압도하지만, 신중하지 않은 전술과 전법으로 인해 중국이 패전할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집권 민진당 성향의 매체가 결론 내렸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대승” 보도에 말을 아꼈다. 스쉰원(史順文)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한광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미래 실전 훈련을 위한 중요한 참고 자료일 뿐 승패의 구분은 없다”고 했다. 스쉰원 대변인은 다만 대만군은 계속해서 전비를 확충하고 전력을 강화해 안보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군의 이번 워게임 승리는 지난해 대만해협 충돌을 상정한 워게임에서 “참패”를 인정했던 미군과 대조된다. 지난 7월 말 존 하이튼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한 행사에 출석해 지난해 10월 실시했던 워게임 훈련에서 미군이 가상 적군에 비참하게 패배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원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하이튼 차장은 “지난 20년 동안 미국을 연구한 공세적인 적군(赤軍, 가상적)은 우리가 무엇을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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