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선 정보수장, 워싱턴선 북핵대표..한·미·일 '연쇄 회동'
한·미·일 3국의 정보수장·북핵수석대표가 서울과 워싱턴에서 18일 연쇄 협의 일정을 시작한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방안 등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3국 공조 방안이 핵심 의제가 될 망이다. 특히 한국 측에선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주력하고 있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5개월 만에 모인 한·미·일 정보수장
이날 서울에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장(DNI),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정보관 등 3국의 정보수장이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한·미·일 정보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의 회동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특히 이날 회동에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취임(지난 4일) 이후 일본의 대북정책 밑그림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3국 회동 이후엔 박 원장과 헤인스 국장 간 별도의 한·미 정보수장 회동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일 정보수장이 모이는 것은 당연히 긴박하게 논의해야 할 의제가 생겼다는 의미이고, 이날 회동에선 북한과의 대화를 포함한 대북 접근법 및 북핵 동향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 구상에 대한 미·일 양국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도 갖는다”고 말했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한국을 찾았다. 미 정보기관 고위 당국자들이 이처럼 동선 공개를 꺼리지 않고 방한하는 것 자체가 북한을 향한 메시지일 수 있다. 한·미가 북핵 문제에서 긴밀하게 움직이며 동향을 주시 중이라는 점을 북한에 보여줌으로써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 테이블로 어서 나오라고 촉구하는 믜미가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서 '종전선언' 총력전
미국 워싱턴에선 이날(현지시간)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간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개최된다. 이튿날인 19일엔 한·일-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예정돼 있다.
노 본부장은 지난 16일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을 비롯해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좀 더 실무 차원의 본격적인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미국을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카운터파트인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상대로 종전선언 청사진을 제시한 이후, 이번 한·미·일 연쇄 협의를 통해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실무적 논의에 돌입한다는 얘기다.
다만 한·미·일 정보수장 및 북핵수석대표 간 협의를 통해 종전선언 추진 동력을 본격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종전선언과 관련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있다”(지난달 22일,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힌 상태다.
북한은 적대시 정책 철폐 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제재 완화 등을 종전선언의 조건처럼 요구하는 가운데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담보되지 않는 한 인도적 지원 외의 대북 인센티브 제공도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 일이 선결 과제인 셈이다.
일본 역시 한·미·일 대북공조 측면에서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 구상을 경청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 이에 동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다수의 견해다. 특히 일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순항 미사일 및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지목하며 각을 세워 왔다.
이번 한·미 북핵대표 협의에선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앞서 대북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로 ▲보건 ▲감염병 방역 ▲식수 ▲위생 등을 꼽았는데, 현재 북한이 호응할 경우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한 수준으로 논의가 진전된 상태다. 이와 관련 노규덕 본부장은 지난 16일 “북한과의 인도적 분야에서의 협력 사업도 한·미가 공동으로 하는 것으로 지금 거의 준비가 마무리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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