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을 '지배'한 오지환, LG 불씨 살렸다
식어가던 LG 타선에 오지환(32)이 불을 붙이고 있다. 순위 싸움에서 분기점이 될 수 있던 더블 헤더 시리즈에서 5타점·결승타 2개로 맹활약을 펼쳤다.
LG는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원정 더블 헤더 경기를 모두 싹쓸이했다. 두 경기 합쳐 1실점으로 틀어막은 마운드의 힘도 컸지만, 두 경기 모두 결승타를 날린 오지환의 존재감이 결정적이었다.
1차전엔 만루 기회의 해결사였다. 오지환은 1회 초 1사 만루 기회 때 좌중간 담장 앞까지 날아가는 대형 3루타를 뽑아냈다.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인 것은 물론이고 본인도 포수의 포구 실책을 틈타 홈을 밟으며 1회에만 홀로 4점을 뽑아냈다. 이어 4회 초에도 루친스키가 던진 130㎞ 커브를 잡아당겨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한 경기에서만 4타점을 쓸어 담았다. 투수전 양상이었던 2차전에서도 6회 초 중전 적시타를 쳐 1-0 승리의 해결사가 됐다.
의미 있는 2승이다. LG는 전날 고우석의 블론 세이브로 2연패를 당했던 반면, NC는 LG를 포함한 가을 야구 경쟁 팀들을 상대로 3연승을 이어오던 중이었다. 정반대였던 분위기 속에서 어려운 경기였지만, 오지환의 결승타 2개로 2승을 추가했다. 2위와 한 경기 차, 1위와 2.5경기 차이로 좁히면서 팀이 선두 경쟁할 수 있는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됐다.
최근 부진했던 타선에서 오지환의 10월 활약이 눈에 띈다. LG는 올 시즌 타율(0.254), OPS(0.721), 득점(606득점) 모두 리그 8위로 처져 있다. 리그 최고의 출루머신 홍창기(출루율 0.454)와 신예 문성주(출루율 0.375)가 테이블세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해결사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김현수가 득점권 타율 0.266에 86타점, 채은성이 득점권 타율 0.290에 70타점을 기록했을 뿐 확실하게 기회를 살리는 타자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10월에는 OPS 0.8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단 둘뿐이다. 팀이 자랑하던 출루 머신 홍창기(10월 OPS 0.747)마저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반면 오지환만이 10월 상승세가 괜찮다. 타율 0.345, OPS 0.891로 20타석 이상 소화한 팀 내 타자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이 0.394, 무안타는 단 한 경기에 불과하다. 꾸준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LG의 잔여 경기는 10개 팀 중 가장 많은 12개. 특히 마지막 8일 동안 9연전을 치러야 한다. LG는 돌아온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가 왼쪽 이두근 통증을 호소한 상태다. 잔여 일정을 마운드의 힘만으로 버티기는 힘들다. 타선의 힘, 특히 가을의 타선을 지탱하고 있는 오지환이 남은 시즌을 ‘지배’해줘야 한다.
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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