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씻기가 세상을 구한다, 비누 & 핸드 워시의 힘_선배's 어드바이스 #87

송예인 2021. 10. 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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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로 손을 씻지 않는 사람이 80%? '세계 손 씻기의 날'을 맞아 다시 배우는 손 씻기.
사진 언스플래시

지난 10월 1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손 씻기의 날’이었다. 손 씻기 국제 캠페인 단체인 글로벌 핸드워싱 파트너십에 따르면 비누로 손을 씻는 것만으로 5세 미만 어린이 양대 사망 원인인 설사는 절반으로, 급성 호흡기 감염은 1/4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성인도 인플루엔자, 수두, 콜레라, A형 간염, 노로바이러스, 장티푸스 등을 손 씻기로 막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선 손 씻기에 누군가의 생명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인류 상당수는 중요한 순간에 손을 안 또는 못 씻는다. 세계적으로 화장실 사용 후나 기저귀를 갈아준 후 19%만 손을 씻으며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단 1~2%만 비누로 손을 씻는다고 한다.

사진 pexels

물, 비누가 풍족하고 위생의식 수준도 높은 우리나라는 걱정 없을까? 10월 14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지역사회 감염병 예방행태’조사 결과, 응답자 87.3%는 올바른 손 씻기를 실천한다고 해 전년도 72.4%보다 상승했다. 그런데 조사원 직접 관찰 조사에 따르면 다중이용화장실을 사용한 시민 2천명 중 용변 후 손을 씻은 비율은 75.4%인 1,508명(작년 63.6%에서 증가), 그중 비누를 쓴 경우는 28.0%여서 전체의 21.1% 밖에 되지 않았고 아예 안 씻는 비율도 24.6%나 됐다. 충격적이게도 아예 안 씻거나 비누를 쓰지 않는 사람이 80%에 달한단 얘기다.

사진 pexels

영유아 때부터 배우는 것이지만 질병관리청은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를 사용해 손을 씻은 경우 오염도가 가장 낮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SNS에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면 된다는 팁이 널리 퍼진 적이 있는데 한 번만 빠르게 부르면 약 13초가 걸린다. 두 번 여유롭게 불러야 겨우 30초를 채울 수 있다. 유니세프와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등 주요 기관은 20초 손 씻기를 추천한다. 단, 손을 적신 후 비누 거품을 골고루 바르기까지는 제외하고,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 손톱 아래 등 모든 표면을 문지르는 시간만 약 20초다. WHO는 손을 적시는 것부터 완전히 말리는 데까지 포함해 40~60초를 권장한다.

사진 언스플래시

비누는 세균이 살기 좋은 기름, 흙, 분변 등을 감싸 손에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기원전 2800년 바빌론에서 비누를 썼다는 기록이 있는데 발명됐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발견되었을 것이다. 짐승을 불태워 신에게 바칠 때 녹아 흐른 기름이 알칼리성인 잿물을 만나 비누화 반응(saponification)을 일으키면 생기는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월계수와 올리브유로 만드는 시리아 알레포 비누는 약 4천 년 역사를 보고 팔레스타인의 나불시 비누는 천 년 이상 이전에 올리브유로 만들어진 거로 추정되며 그 영향으로 스페인의 카스틸 비누와 프랑스 마르세유 비누가 차례로 탄생했다. 하지만 비누로 손 씻기가 대중화된 건 인류 역사상 극히 최근의 일이다. 1853년 발발한 크림 전쟁 중 병영 내 위생의 중요성을 절감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비누로 손 씻기를 적극적으로 권고해 크나큰 감염병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전엔 감염병이 한번 유행하면 그 지역이 초토화될 만큼 사망자가 많았지만, 이때 산업혁명, 의학 발달과 함께 공중위생 개선이 이뤄진 후 세계 인구가 폭발하게 된다.

크리오 오이비누 - 출시 40년 가까이 된 식물성 유지가 원료인 화장 비누. 오이 향이 시원하다. 100G 약 1천원.
라부르켓 솝 로프 레몬그라스 - 카놀라유 베이스에 로즈마리와 레몬그라스 에센셜 오일이 들어 거품이 잘고 향이 청량하다. 233G 3만9천원.
카스텔벨 쉐프 비누 - 레몬과 바닷소금 추출물이 식재료 냄새를 잡아줘 주방에 걸어 두고 쓰기 좋다. 100G 1만4천5백원.

그렇다면 어떤 비누를 써야 할까? 답은 ‘아무거나’다. 다만 성질이 약간 다르다. 비누는 지금도 싸나 비싸나 기본적으로 코코넛오일, 쇠기름 같은 유지와 수산화나트륨 같은 강알칼리를 섞어 만든다. 향료 등을 약간 더한 화장비누도 대부분 pH 7~10 정도로 알칼리성을 띠어서 그 자체에서는 세균이 번식하기 어렵다. 최근 추억의 오이 비누를 발견하고 몇 개를 샀는데 회사는 인수합병으로 몇 번이나 바뀌었지만, 그 향과 세정력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액체 핸드워시보다 역시나 피부가 약간 건조해졌다.

사진 pexels

액체 핸드워시는 대부분 비누 액이 아닌 중성이나 약산성을 띠게 한 합성 세정제고 보습제도 다량 첨가할 수 있어 피부가 덜 건조해진다. 또 경수에 써도 비누 때가 생기지 않는다. 문제는 다 쓰지 않은 용기에 자꾸 리필하는 과정에서 핸드 워시가 세균에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은 소비자들 우려로 강력한 보존제들을 빼는 추세여서 더 그러기 쉽다. 액체 핸드 워시는 반드시 완전히 다 쓴 후 흐르는 물로 헹구고 마지막은 소독용 알코올을 약간 부어 흔들고 펌프도 몇 번 해서 입구까지 살균하고 말린 후 리필액을 붓는다.

이솝 레버런스 아로마틱 핸드 워시 - 다양한 향료에 미세한 돌 가루도 들어 구석구석 잘 씻어지는 핸드 워시. 500mL 5만원.
조 말론 런던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리미티드 바디 앤 핸드 워시 - 동명 향수의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손 씻기가 즐거운 핸드 워시 대용량. 500mL 9만원.
바이레도 튤립마니아 핸드 워시 - 프리지아, 튤립, 블러드우드로 이어지는 플로럴 우디 계열 향이 남고 글리세린의 보습 효과도 있다. 450mL 7만2천원.
겉보기엔 고체 비누와 같은데 사실은 비누 성분이 아닌 합성 세정 성분을 굳힌 것이거나, 비누가 조금만 든 제품들도 액체 핸드 워시와 마찬가지로 알칼리성이 아니며 보습력이 있다. 대표적으로 도브 뷰티바, 세바메드 클렌징 바, 아벤느 콜드크림 뺑 쉬르그라 등이 있고 외국에선 비누가 아닌 신데트 바(syndet bar)로 분류된다. 물론 보존제가 들었지만, 물에 담근 채 두면 일반 비누보다 세균에 오염되기 쉬우니 항상 물기가 잘 빠지는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드물지만 합성 세정 성분 핸드 워시가 아닌 물비누도 있다. 이런 제품들은 고체 비누와 마찬가지로 알칼리성이며 핸드 워시보다 세정력이 강해서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피부가 유난히 건조한 사람이 아니면 고체 또는 액체 비누를 써도 큰 문제 없다.
도브 뷰티바 - 비누처럼 생겼지만 합성 세정성분이라 중성이며 보습제도 포함된 신데트 바. 100G, 약 1천원.
닥터브로너스 샌달우드 자스민 퓨어 캐스틸 솝 - 액상 천연 비누라 약 알칼리성. 휴대용 핸드워시로 써도 좋다. 60mL 4천3백원.
아이깨끗해 항균 버블 핸드워시 - 미세한 거품이 미세먼지까지 잘 씻어내는 거품형. 항균성분 함유. 250mL 3천5백원.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비누가 무엇인지보다 그것으로 손을 잘 씻는지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 비누가 없는 화장실에는 개인 비누를 갖고 가거나, 관리자에게 비누를 항시 비치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기 바란다. 또, 연인 또는 가족이 비누로 손을 씻지 않는 80%에 속하지는 않는지도 잘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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