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의 파행(?) 끝낸 NBA, 드디어 정상시즌 돌입
[양형석 기자]
미국 사람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대단하다 못해 유별나다. 작년 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메이저리그가 정상적으로 개막할 수 없게 되자 미국의 유명 스포츠 채널 ESPN에서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의 KBO리그 중계권을 구입해 현지 시간으로 이른 아침에 야구 중계를 방송했다. 그리고 여름 코로나가 잠시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자 팀 당 60경기의 미니시즌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을 강행했다.
실내스포츠인 NBA는 방역에 있어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선수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시즌이 전면 중단됐던 NBA는 고민 끝에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안전하다고 여겼던 올랜도에 특별 격리시설을 만들어 무관중으로 잔여 시즌 및 플레이오프 일정을 마무리했다. NBA는 지난 시즌에도 코로나19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지만 팀 당 72경기를 소화하며 시즌을 소화했다.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늦게 마무리됐던 2020-2021 NBA는 2021-2022 시즌 팀 당 82경기를 치르는 '정상시즌'으로 복귀한다. 2018-2019 시즌 이후 세 시즌 만에 정상적인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터라 농구팬들의 기대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특히 동부 컨퍼런스에는 '디펜딩 챔피언' 밀워키 벅스를 비롯한 우승후보들이 대거 포진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밀워키 2연패 막으려는 브루클린의 도전
밀워키는 지난 시즌 카림 압둘-자바와 오스카 로버트슨이 활약하던 1970-1971 시즌 이후 40년 만에 파이널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알고도 못 막는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테토쿤포가 공수에서 날아다니며 첫 파이널 MVP에 선정됐다. 여기에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슈터인 크리스 미들턴과 공수겸장 가드 즈루 할러데이, 외곽슛을 갖춘 빅맨 브룩 로페즈 등 올스타 출신 선수들도 '괴인'의 조력자가 돼 코트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당연히 이번 시즌 파이널 2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밀워키는 궂은 일을 해주던 언더사이즈 빅맨 P.J.터커(마이애미 히트)가 팀을 떠나면서 벤치 경쟁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외곽슛과 뛰어난 수비를 겸비한 베테랑 가드 조지 힐이 합류했고 지난 시즌 로페즈의 백업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바비 포티스의 성장속도도 빠른 편이라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백투백우승'을 목표로 질주할 것이다.
지난 시즌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밀워키에게 3승4패로 아쉽게 패하며 탈락한 브루클린 네츠 역시 '전력만 완전하다면'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케빈 듀란트와 제임스 하든, 카이리 어빙으로 이어지는 비현실적인 '판타지 빅3'를 보유하고 있는 브루클린은 슈터 조 해리스와 베테랑 빅맨 블레이크 그리핀도 건재하다. 여기에 비 시즌 동안 베테랑 패티 밀스와 폴 밀샙을 영입하며 로스터를 더욱 강화했다.
문제는 개막을 코 앞에 둔 시점까지 브루클린이 정상적인 전력으로 시즌을 맞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돌파의 귀재' 어빙이 개막 진전까지도 백신접종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NBA에서는 백신접종을 하지 않으면 홈경기를 뛸 수 없다. 브루클린 구단은 어빙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것도 불사하겠다며 어빙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브루클린이 파이널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어빙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브루클린이 어빙의 백신접종 거부 때문에 문제라면 필라델피아 76ers는 벤 시몬스의 트레이드 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지난 시즌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33.3%라는 형편 없는 자유투성공률을 기록한 시몬스는 시즌이 끝난 후 트레이드 대상에 올랐다. 필라델피아는 올스타 3회 출전 경력의 시몬스를 최대한 비싸게 팔고 싶어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 시몬스의 가치는 최하로 떨어져 있어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알찬 보강' 마이애미, 다크호스 급부상
예년보다 짧았던 지난 오프시즌 동안 가장 알차게 전력보강에 성공한 팀은 단연 마이애미 히트였다. 2019-2020 시즌 파이널까지 진출했다가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긴 마이애미는 오프시즌 동안 베테랑 포인트가드 카일 라우리를 비롯해 지난 시즌 밀워키의 우승 멤버 터커, 2019-2020 시즌 LA 레이커스의 우승 멤버 마키프 모리스 등을 영입해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
비록 오랜 기간 마이애미의 에이스로 팀을 이끌었던 고란 드라기치(토론토 랩터스)를 비롯해 트레버 아리자, 켄드릭 넌(이상 레이커스) 등이 팀을 떠났지만 영입 선수들의 면면이 떠난 선수들보다 더욱 화려하다. 마이애미의 신입생들이 기존의 원투펀치 지미 버틀러와 뱀 아데바요를 비롯해 최고의 슈터 던컨 로빈슨, 재기를 노리는 올스타 출신 슈팅가드 빅터 올라디포 등과 조화를 이룬다면 동부 컨퍼런스의 왕좌를 노리기 충분한 전력이다.
시카고 불스 역시 어느 팀 못지 않은 알찬 선수 보강을 했다. 지난 시즌을 통해 잭 라빈과 니콜라 부세비치로 구성된 원투펀치를 결성한 시카고는 오프시즌 동안 '미드레인지 게임의 고수' 더마 드로잔과 발군의 패싱센스를 자랑하는 론조 볼, 그리고 궂은 일에 능한 '분위기 메이커' 알렉스 카루소를 영입했다. 1시즌 만에 동부 컨퍼런스로 돌아온 데릭 존스 주니어도 뛰어난 운동능력과 적극적인 수비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좋은 멤버를 보유하고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명가' 보스턴 셀틱스는 베테랑 빅맨 알 호포드와 레이커스에서 만족스런 시간을 보내지 못한 데니스 슈뢰더를 영입했다. 외부영입은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보스턴은 지난 시즌 51.1득점을 합작했던 '원투펀치' 제이슨 테이텀(1998년생)과 제일런 브라운(1996년생)이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팀이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는 오클라호마 주립대의 케이드 커닝햄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203cm의 장신 포인트가드로 포지션 대비 매우 뛰어난 피지컬을 보유한 커닝햄은 디트로이트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약점으로 지적되는 슈팅기복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닮은 꼴'로 평가 받고 있는 시몬스의 뒤를 따를 확률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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