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이던 딸 7살 됐는데..이란 인질 된 엄마, 몸값 6510억?
이란에서 5년형을 다 채우고 또다시 1년형을 선고받은 구호활동가의 항소가 기각됐다. 남편과 딸이 기다리는 영국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나자닌 자가리-랫클리프(43)는 또 한 번 좌절하게 됐다. 나자닌의 석방 운동을 벌이는 ‘프리나자닌’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나자닌의 변호사는 사법부로부터 항소 기각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청문회도 없었고 구금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자선단체 톰슨로이터재단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일하던 나자닌은 지난 2016년 4월 휴가를 맞아 딸을 데리고 이란 친정을 방문한 뒤 귀국하던 길에 테헤란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체제 전복 모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3월 형이 만료됐지만, 한 달 만인 지난 4월 ‘체제 선동 혐의’로 1년형을 선고받았다. 12년 전 영국 주재 이란 대사관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는 게 그 이유다. 그사이 2살이던 딸은 이제 7살이 됐다.
12년 전 시위 참여했다고 ‘체제 선동’
나자닌의 남편 리처드 랫클리프는 이날 BBC에 “아내는 (사법당국의) 소환 통보만 기다리고 있다”며 “언제 또 감옥에 들어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딸에게 전화를 걸어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리처드는 아내가 체포된 후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고, 딸 가브리엘라는 이란 외갓집에서 지내다가 학교 진학을 위해 2019년 영국으로 돌아갔다.
나자닌은 테헤란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영어교사를 하다가 2003년 이란에서 발생한 지진 현장에서 구호단체 번역가로 활동한 것을 계기로 국제적십자사,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7년 영국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석사 과정을 공부하려고 영국으로 이주한 뒤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09년 결혼해 영국에 정착했다. 2011년부터는 톰슨로이터재단에서 일하면서 2014년 6월 딸을 출산했다.
석방 대가는 탱크 구입자금 6510억원?
BBC는 “나자닌은 지정학적 게임이 펼쳐지는 체스판 위의 말이라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며 “이란은 나자닌의 자유와 (이란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이중국적을 얻기 위해선 대가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자닌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뤄진 거래에서 영국이 지고 있는 부채를 갚으라는 것”이라면서다. 나자닌의 남편 리처드는 “(영국이) 빚을 갚지 않으면 아내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될까 봐 무섭다”고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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