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마 임박? 이준석 "지탄 받을 것" 홍준표 "가치동맹"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선 가운데, 야권 외곽에 머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대표의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자 국민의힘에선 극과 극의 반응이 나왔다.
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17일 오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불쑥 안 대표 얘기를 꺼냈다. 홍 의원은 “가치동맹을 기준으로 합치는 것은 늘 열려 있다”며 “본선에 가서도 안 대표와 가치동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캠프 측은 “2017년 자유한국당(홍준표), 국민의당(안철수) 대선 후보로 경쟁한 이래 두 분이 긍정적인 관계를 이어왔다”며 “홍 의원은 최근에도 안 대표와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2% 안철수, 박빙서 무시 못할 수치”
반면 안 대표와 악연으로 알려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냉랭했다. 이 대표는 13일 라디오에서 “누구나 (안 대표가) 끝까지 안 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5일에도 “정권 교체 열망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단독 행동하는 사람은 지탄 받을 것”이라며 “국민의당 독자 출마 움직임이 있는데, 이번 대선에선 안 대표의 공간이 안 나온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늦어도 11월 초에는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7일 대선 기획단, 12일 대선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사실상 안 대표의 독자 출마를 위한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17일 “안 대표는 분명 대선 출마 의지가 있다”며 “다만 출마선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 대표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약 2%대를 기록 중이다. 눈에 띄는 반등이 없어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가도 있지만, 야권 내부에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최종 주자가 박빙으로 맞붙을 대선 구도에선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는 의견도 있다.
4자 구도 뚜렷해지면 安 몸값 상승 분석도
특히 민주당에선 이 후보가, 정의당에선 심상정 의원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등 내년 3월 9일 대선 구도가 점점 선명해 질수록 안 대표의 몸값은 점점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대선 4자 가상대결 조사’(11~12일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주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가정할 경우, 지지율은 이재명(34.0%), 윤석열(33.7%), 심상정(4.2%), 안철수(4.0%)의 순서였다. 국민의힘 후보가 홍준표 의원이라고 가정하면 이재명(32.4%), 홍준표(27.2%), 안철수(5.1%), 심상정(5.0%)의 순이었다. 야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 대표의 지지세는 여야 유력 주자 간의 박빙 격차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야권 분열” “또 지분 싸움” 비판은 숙제
하지만 국민의당 일각에선 “출마 각오나 메시지가 부실하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한 기류도 감지된다. 단독 출마 시 보수 진영으로부터 “야권을 분열시킨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데다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대선 불출마’ 약속을 뒤집는 것도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5일 안 대표를 두고 “불출마 약속을 지켜야 한다. 또다시 진영의 분열을 일으키는 짓을 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안 대표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 선거에 출마해 ‘지분 싸움을 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누적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안 대표 측은 통화에서 “캐스팅보트가 아닌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야권 주자 안철수의 강점을 부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친일파가 신분을 위장해 독립군 행세를 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아무 데나 친일파나 빨갱이 딱지를 붙이는 색안경 전략은 몰리는 쪽이 내미는 절망의 수단”이라며 “이 후보가 극심한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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