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고령화 한국, 복지지출 60년 뒤 지금의 3배..세대갈등 우려"
현재의 복지정책과 인구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2080년에는 복지급여 지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6.5%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복지재원 부담을 둘러싼 세대 간 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복지지출과 세대 간 형평성’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고 17일 밝혔다. 한경연은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의 복지지출은 GDP의 12.1%였다. 이 수치만 보면 아직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게 문제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지출도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 기금이 2040년 적자로 돌아선 뒤 2054년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가 되면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낸 돈이 한 푼도 남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본에선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7년 14%에서 2017년 27.7%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복지지출 규모는 GDP의 12.1%에서 22.3%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조세제도와 사회보험료 수준을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 재정 불균형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정 불균형을 피하려면 국민의 세금·사회보험료 부담을 현재보다 58.7% 올려야 한다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현재 상황에서 GDP에서 세금과 사회보장 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율(국민부담률)은 2025년 44%에서 2070년 55%로 높아진다. 만일 한국이 미국·일본·영국·프랑스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복지를 확대한다면 국민부담률은 더 큰 폭으로 뛸 수밖에 없다. 전 교수는 “이렇게 개편할 경우 국민부담률이 2025년 59%, 2070년 73%로 높아져야 한다. (이것은) 실행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대 간 형평을 고려해 복지급여 구조를 개편하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실업·재해·빈곤·장해와 관련한 복지 지출은 확대하지만 다른 부분의 지출 확대는 억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복지제도 개편은 구조의 적절성, 재원부담의 세대 간 형평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급여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 재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 단계적·점진적인 시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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