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빼고 출국한 쇼트트랙 대표팀

박소영 입력 2021. 10. 18. 00:04 수정 2021. 10. 1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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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24·서울시청·사진) 문자메시지 논란으로 어수선한 쇼트트랙 대표팀이 월드컵 대회 참가를 위해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 출전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아 이번 월드컵 대회가 올림픽 성적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심석희 [연합뉴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대표팀은 최악의 상황에 몰려 있다. 심석희를 상대로 3여년간 폭행·성폭행한 혐의로 수감 중인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 측이 심석희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팀 모 코치와 부적절한 메시지를 공개한 여파가 상당하다. 이 메시지는 재판 과정에서 조 전 코치가 방어권 차원에서 얻은 것으로, 여기에 대표팀 동료 최민정(23·성남시청)·김아랑(26·고양시청)에 대한 험담과 평창올림픽 1000m 경기에서 최민정과 고의로 충돌한 의심이 드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따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를 최민정·김아랑 등과 분리 조처했고, 월드컵 대회 출전을 불허했다. 그리고 대검 형사부장·광주지검장 등을 역임한 양부남 연맹 부회장을 조사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심석희 문자메시지로 논란이 된 사안을 조사할 예정이다.

연맹은 불안한 대표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총감독 선임을 검토하고 있다. 빙상계 관계자는 “연맹의 경기력 향상위원회가 대표팀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감독 역할을 하는 사람을 뽑으려 한다”고 전했다. 현재 쇼트트랙 대표팀은 안중현(38), 김병준(33·이상 남자 대표팀), 이영석(41), 이소희(33·이상 여자 대표팀) 코치가 맡고 있다. 올림픽처럼 큰 대회를 이끈 경험이 이들에게 없어서 이번 논란을 수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아랑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이 와중에 선수들은 경기복 적응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월드컵 대회에 나갔다. 연맹은 지난 8월 새로운 경기복 업체를 선정했는데, 품질이 좋지 않아 선수들의 불만이 크다. 업체 선정 전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황대헌(22·한체대) 등 일부 선수들은 “차라리 기존 유니폼이 낫다”고 했다.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테스트 이벤트 대회에 출전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도 새 경기복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제2의 이상화’로 꼽히는 김민선(22·의정부시청)은 새 경기복이 꽉 껴 목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레이스에 집중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은 “100분의 1초로 희비가 엇갈리는 빙상 종목에서 선수들의 성능 평가도 없이 단순 가격으로만 경기복 업체를 선정했다”고 질타한 바 있다.

연맹은 “더 나은 경기복으로 교체해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이 늦어지면서 선수들은 올림픽 시즌에 월드컵에서 경기복을 테스트하게 됐다. 평창올림픽 때는 10개월 전에 선수들에게 새 경기복을 제공해 선호도를 조사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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