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녹취 "1공단과 분리해 대장동부터 스타트".."그대로 됐다"

한영혜 입력 2021. 10. 17. 22:38 수정 2021. 10. 18.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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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톰 브래들리 터미널에서 한국행 비행기 탑승수속을 위해 이동하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천화동인 4호 실소유자인 남욱(48) 변호사가 대장동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했던 사업 구상이 2년 뒤 그대로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30일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주민들과 만나 “1공단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지 않을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이건(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 놔둔 상태에서 대장동 먼저 스타트(시작)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12년 6월 발표한 대장동·제1공단 결합개발 사업이 결국 분리해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중이었다.

대장동·제1공단 결합사업 분리는 성남시가 2016년 당시 이 시장으로부터 개발계획변경 보고 및 결재를 받아 현실화했다. 이를 계기로 대장동 사업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제1공단 부지 사업은 대장동 개발에서 난 수익으로 해당 부지를 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이었다. 제1공단 사업이 각종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로 인해 난항을 겪게 되자 이 사업을 분리한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해석이다.

이 외에도 해당 녹취 파일에는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은 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과 상관없이 먼저 진행될 것 ▶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에 어려움이 생길 것 ▶주택경기가 좋아지고 있으므로 신속한 대장동 사업추진이 이뤄질 것임을 언급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주택경기가 좋아지잖아요”라는 남 변호사의 발언을 두고 김 의원은 당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는 이 후보 측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서부터 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 분리까지 모두 남 변호사가 말한 대로 이뤄졌다”면서 “남 변호사가 대장동 도시개발계획에 언제 어디서부터 개입했는지를 포함, 대장동 주민들을 속이고 외지인을 배를 불리게 한 경제·정치공동체를 반드시 특검에서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를 위해 18일 오전 5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 변호사는 귀국한 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출석해 대장동 의혹에 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입국에 앞서 이미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 조사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원년 멤버’이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함께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긴 ‘대장동 패밀리’ 중 한 명이다.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그의 배당금은 1007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이 후보는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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