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녹취 "1공단과 분리해 대장동부터 스타트".."그대로 됐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천화동인 4호 실소유자인 남욱(48) 변호사가 대장동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했던 사업 구상이 2년 뒤 그대로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30일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주민들과 만나 “1공단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지 않을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이건(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 놔둔 상태에서 대장동 먼저 스타트(시작)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12년 6월 발표한 대장동·제1공단 결합개발 사업이 결국 분리해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중이었다.
대장동·제1공단 결합사업 분리는 성남시가 2016년 당시 이 시장으로부터 개발계획변경 보고 및 결재를 받아 현실화했다. 이를 계기로 대장동 사업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제1공단 부지 사업은 대장동 개발에서 난 수익으로 해당 부지를 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이었다. 제1공단 사업이 각종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로 인해 난항을 겪게 되자 이 사업을 분리한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해석이다.
이 외에도 해당 녹취 파일에는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은 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과 상관없이 먼저 진행될 것 ▶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에 어려움이 생길 것 ▶주택경기가 좋아지고 있으므로 신속한 대장동 사업추진이 이뤄질 것임을 언급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주택경기가 좋아지잖아요”라는 남 변호사의 발언을 두고 김 의원은 당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는 이 후보 측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서부터 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 분리까지 모두 남 변호사가 말한 대로 이뤄졌다”면서 “남 변호사가 대장동 도시개발계획에 언제 어디서부터 개입했는지를 포함, 대장동 주민들을 속이고 외지인을 배를 불리게 한 경제·정치공동체를 반드시 특검에서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를 위해 18일 오전 5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 변호사는 귀국한 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출석해 대장동 의혹에 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입국에 앞서 이미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 조사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원년 멤버’이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함께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긴 ‘대장동 패밀리’ 중 한 명이다.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그의 배당금은 1007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이 후보는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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