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원더골' 이동경 "전북전 아픔 씻어낸 골"

박린 입력 2021. 10. 17. 22:26 수정 2021. 10. 18.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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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울산 현대 이동경(오른쪽)과 홍명보 감독. [사진 프로축구연맹]


“작년에 FA(축구협회)컵에서도 (전북에) 아픔을 맛봤고, 항상 전북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런 걸 씻어내는 골을 넣게 돼, 저 혼자만의 기쁨을 표현한 것이다.”

울산 현대 이동경이 원더골을 터트린 뒤 격한 세리머니를 펼친 이유를 밝혔다.

울산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전북을 3-2로 꺾었다. 2-2로 맞선 연장 전반 11분. 이동경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쐈다. 공은 대각선으로 미사일처럼 날아가 골문 왼쪽에 꽂혔다. 득점 상황에 대해 이동경은 “슈팅을 때렸을 때 잘 맞은 느낌은 있었는데, (처음에는) 들어갈거라고 생각은 못했다. 공이 휘는 걸 보고 나서야 골이 들어갈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맨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이동경은 “전북이란 강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위해 잘 준비를 했다. 모든 선수가 경기장에서 하나가 돼 승리만 생각했다. 우리팀이 이길 수 있는 이유가 분명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은 “굉장히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얻어 아주 기쁘다. 멀리서 울산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는데, 돌아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드려 기쁘다. 경기 내용적인 면은 골을 넣고 이른 시간에 실점한 점은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이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전북이 잘하는 몇 가지 패턴이 있어 선수들과 공유를 했다. 준비한대로 경기에 잘 나타냈다”고 했다.

홍 감독은 “양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 올해 (우리 선수들이) 전북전에서 가지고 있는건 자신감이다. 오늘 역시 충분히 있었다. 계속 골을 넣고 실점하는 상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이 아주 강했다”고 했다. 그동안 전북에 약했던 울산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2무(K리그1 1승2무)로 앞섰다. ‘전북 징크스를 털어냈는가’란 질문에 “아직 그정도까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노력도 해야 하고, 더 많은 도전도 해야될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오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동아시아권역 4강전을 치른다. 같은날 앞서 열린 8강전에서 포항은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을 3-0으로 꺾고 선착했다. 홍 감독은 “이틀 남았는데 얼만큼 회복해 프레시하게 나타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울산은 시즌 3관왕을 향해 진군했다. 울산은 K리그1에서 전북에 승점 1점 앞선 선두다. FA(축구협회) 4강에도 올라있다. 홍 감독은 “앞에 놓여있는 경기가 많이 있어서 매경기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한경기 한경기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홈에서 많은 팬들이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셨는데, 승리하지 못해 죄송하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120분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다. 승리하지 못해, 땀이 헛된거 같아 감독으로서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 끗 차이로 갈린 승부에 대해 김 감독은 “두 팀 다 좋은 경기를 했지만, (연장 전반 7분) 구스타보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와서 행운이 따르지 못했다”고 했다. 남은 K리그 우승 경쟁에 대해 “전북은 항상 우승트로피를 많이 들었고, 중요한 시합에서 진 경험도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도 많이 있는 만큼, 오늘 경기를 지울 수 있는 시간을 빨리 갖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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