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야스쿠니에 공물 봉납.. 스가는 직접 참배 '콤비 플레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가 시작된 이날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 봉납한 공물은 ‘마사카키’라 불리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직접 참배는 하지 않는다.
스가 전 총리는 이날 퇴임 후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스가 전 총리는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전(前) 내각총리대신으로서 왔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총리 퇴임 후 13일 만이다. 사인이 아니라 전직 공인의 입장에서 한 행동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스가 전 총리의 이같은 움직임은 전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행보와 닮은꼴이다. 아베 전 총리는 2차 집권 이듬해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재임 기간에는 공물만 봉납하다가 퇴임 후에는 태평양전쟁 종전일과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 매번 직접 참배하고 있다. 그는 추계 예대제를 앞둔 지난 14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여기엔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1880∼1950)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도 1978년 합사(合祀)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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