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쇼미더머니' 끊이지 않는 논란.. 이번엔 '내로남불'
[이준목 기자]
▲ 엠넷 <쇼미더머니10> |
ⓒ 엠넷 |
엠넷 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10>에서 심사 기준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15일 방송된 3회에서는 2차 예선 60초 비트랩과 패자부활전, 3차예선 1대 1 배틀이 진행됐다.
블라세, 던밀스, 신용준, 키츠요지 등은 호평을 받으며 올패스(All pass)를 받았다. 최연소 래퍼 송민영을 비롯하여, 최환희, 소코도모 등은 1개의 패스를 받으며 구사일생했다. 우승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래퍼 산이는 3개의 패스를 받으며 생존했지만 기대에 비하면 아쉬운 무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래퍼들은 산이가 부담감이 너무 커서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위축된 것 같다며 따뜻하게 격려했다. 산이는 "내가 준비한 그림을 내가 못 그렸다. 다음엔 원래의 산이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참가 당시부터 동료 래퍼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조광일은 대기실에서도 다른 참가자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된 모습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막상 미션에서는 자신의 대표곡 '곡예사'로 훌륭한 라이브 속사포랩을 선보이며 3패스를 받았다. 조광일은 화제가 됐던 키츠요지와의 디스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분한 것도 없고 재밌었다. 지나가는 사람 한 명정도다. 아무 생각 없다"라고 뼈있는 답변을 남겼다.
2차예선에서 가장 논란의 합격자는 '쇼미키즈' 고교생 최상현이었다. 등장부터 10대이라고 믿기 힘든 범상치않은 체구와 외모를 과시하며 프로듀서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최상현은 정작 본미션에서는 가사 실수를 반복하며 단숨에 3-Fail(불합격)을 받았다. 당황한 최상현은 중도에 랩을 멈추더니 욕설을 섞어 "비트를 꺼주세요"라고 요구하여 프로듀서들을 당황시켰다. 하지만 팀 염따-토일만큼은 끝내 Fail 버튼을 누르지 않아 최상현은 1-PASS을 받아 생존하게 됐다.
송민호가 "창피하다고 비트를 꺼달라고 했다. 그런 건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최성현은 "3차 때 제대로 보여드리겠다"라고 장담했지만 프로듀서들의 표정은 풀리지않았다. 송민호는 "솔직히 진짜 화났다. 그건 예의가 아니다. 무대에 서는 태도도 진짜 구리다. 본인이 그걸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 '쇼미더머니10' 개코-코드쿤스트, 독보적인 스타일 코드쿤스트와 개코가 1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Mnet <쇼미더머니10> 온라인 스트리밍 제작발표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쇼미더머니10>은 'The Original'이라는 콘셉트 아래 힙합과 랩 본질에 집중, 한층 더 강력해진 서바이벌을 선보일 프로그램이다. 1일 금요일 밤 11시 첫방송. |
ⓒ Mnet |
심사위원인 염따와 토일의 무책임한 모습은 최상현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최상현이 합격된 이유는 염따와 토일이 둘이서 이야기를 주고받느라 불합격 버튼을 누를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게도 염따와 토일은 두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이 나와서 거기에 신나하느라 정작 최상현의 무대는 제대로 보지못했고 욕설도 듣지 못했다는 것. 이는 명백히 서바이벌 오디션 심사위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었다.
염따와 토일은 이미 <쇼미 10> 합류당시부터 시청자들 사이에서 프로듀서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첫 회에서는 이른바 '5초심사'로 참가자들의 랩을 제대로 들어보기도전에 무더기 탈락자를 속출시켜 불만을 자아내기도 했다. 2회에서는 과거부터 인연이 깊었던 절친 래퍼 쿤타가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산만한 언행을 계속하자 "이상한 짓하지말고 제발 음악에 집중하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최상현의 합격 논란으로 1회 때 염따와 토일이 보인 모습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할수 없게 됐다. 토일은 "가사를 실수하고 그런 것보다 (최상현의 태도 자체가) 탈락이 맞다"라고 인정했다. 염따 역시 "최신 힙합이 나오니까 가뭄의 단비 같았다. 다른 프로듀서와 참가자들에게도 미안하다"라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최상현은 이어진 3차 미션 1대 1 탈락배틀에서 노스페이스갓과 대결하여 탈락했다. 다행히 이번 미션에서는 논란이 될만한 언행은 보여주지 않았고 형인 노스페이스갓의 리드를 순순히 잘 따르는 순둥한 모습, 가사 실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않은 랩실력이 부각되며 탈락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서들의 호평을 받았다.
2차 미션에서 최상현을 극딜했던 송민호는 "논란이 됐던 모습이 싹 사라졌다"고 호평했다. 제작진이 최상현의 2차 미션 합격과 3차 미션에서의 탈락 장면을 모두 한 회에 배치한 것은 불필요한 논란이 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차 미션만에 급조된 패자부활전이라는 방식이 등장한 것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방송에서는 제작진은 2차 미션 합격자수가 51명으로 홀수가 나오자, 1대1 배틀로 진행될 3차 미션을 위하여 짝수로 인원을 맞춰야한다고 프로듀서진에게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 추가인원을 뽑기 위하여 프로듀서들이 탈락자 중 8인의 후보를 선정하여 패자부활전을 펼쳤고 박수환, 풀릭, 맥키드, 얀키, 베이식 등 5명이 극적으로 생존했다. 이들은 탈락위기 등급으로 3차 미션에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2차 미션에서 아예 제대로 된 랩을 보여주지 못했던 베이식이 뜬금없는 패자부활전 후보에 선정되어결국 부활한 것 자체가 처음부터 화제성있는 멤버를 구제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베이식은 시즌 4에서 현재 프로듀서인 송민호를 제치고 우승까지 차지했던 베테랑 래퍼다.
이어진 3차 미션에서는 쿤타와 언오피셜보이가 팀을 이뤄서 배틀을 펼쳤다. 경쟁 관계임에도 시종일관 여유롭고 훈훈한 팀워크로 멋진 무대를 두 사람은 언오피셜보이가 1대1 배틀에서 패배했지만 '프로듀서 패스'로 구제받으며 3차 미션 첫 동반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언오피셜보이는 그레이-송민호팀을 선택했고, 쿤타는 예상대로 친분이 깊은 염따-토일팀에 합류했다.
10주년을 맞이한 <쇼미더머니>는 한국 랩-힙합의 중흥기를 이끈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번 시즌도 심사의 공정성과 자격 기준, 참가자들의 인성 논란, '인맥 힙합' 등에 대한 우려로 잡음이 끊기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와 화제성만큼이나 제작진과 출연자(심사위원-참가자 모두)들의 프로그램에 임하는 성숙하고 진지한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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