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목적 아니다"는 文이 특별지시한 4건에 숨은 키워드

강태화 입력 2021. 10. 17. 05:00 수정 2021. 10. 1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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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와 부동산, 선거개입 논란에 대한 경고, 대장동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

지난 9월 이후 한달 반여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 지시’ 를 내렸던 주제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 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통상적 입장이나 지시는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나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공개된다. 이와 달리 특정 사안에 대한 내부 지시 내용을 청와대가 별도로 공개한 것에 대해 정치권 인사들은 “특정 사안에 힘을 주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4건의 별도 지시 내용을 보면 임기를 7개월 남겨놓은 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가 보인다는 것이다.

북한은

문 대통령은 정책과 관련해선 한반도 문제와 부동산과 관련한 별도 지시를 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으로 꼽히는 사안이다.

문 대통령은 먼저 지난달 28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 등을 보고받은 뒤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이며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한반도 문제는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야당 주자들이 임기말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등에 대해 “국민을 속이는 위장 평화쇼”라며 경계심을 보이는 이유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도 지난달 23일 유엔총회를 마친 뒤 가진 기내 간담회에서 북한의 대화 복귀 가능성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 이뤄질지 다 못 끝내고 다음 정부로 이어져야 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의 계승 문제가 대선의 쟁점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말로도 해석된다.

서울 노원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주택 매매와 전세 매물 시세가 붙여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엔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과 잔금대출이 차질없이 공급되도록 금융당국은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부동산 폭등을 막기 위한 대출규제가 전세자금 대란으로 이어진 풍선효과를 해결하라는 내용이다.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도 이미 부동산값 폭등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사과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부동산 악재는 이번 정부에서 휘발성이 가장 큰 이슈가 됐기 때문에 논란이 확대되기 전에 빨리 수습해야 한다는 점을 문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전세대출 논란이 불거진 직후 별도의 지시를 공개한 것은 부동산 이슈가 대선에 미칠 영향을 줄이려는 전략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정치 중립'을 강조한 2건의 별도 지시를 공개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공무원들에게 “대선 후보가 확정되기 전에 새 정책을 여러 경로로 넣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매우 부적절하다. 유사한 일이 재발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부처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질책’과 ‘경고’라는 표현을 쓰며 “공직사회가 대선에 빨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지 이틀 뒤인 지난 12일엔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해당 지시에 대해 “경선 종료 후 나온 지시로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지시를 놓고 야권에선 “특검을 거부한다는 의미이자 청와대도 이재명 후보를 믿지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했고, 여권은 “대선 전에 투명한 수사를 하라는 원론적 의미”라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4일 방송에 직접 출연해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지시라는 해석은 뚱딴지같은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목적으로 어느 한 편을 드는 분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의 지시는 오히려 정치중립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동하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후보게에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15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특별지시를 통해 강조한 지시 4건에는 대선의 핵심이슈와 관련된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선거개입 논란을 차단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한반도와 부동산 이슈를 특별히 강조해 제시한 것은 청와대가 이미 간접적인 정권 재창출 전략에 돌입했다는 근거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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