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할아버지' 오영수에게 "456억 생기면 뭐하겠냐" 묻자
"나이가 들면 열정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어요. 나이가 들면 그렇게 돼요. (촬영장엔) 나만 나이를 먹었고 다 젊더라고요. 그 속에서 내가 존재하려니까 조금 과장되게 젊은 척을 했어요. 그렇게 하면 젊은 친구들과 호흡이 맞을것 같아서."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을 열연했던 배우 오영수(77)씨가 밝힌 젊음의 비결이다. 58년 차 배우인 그는 '오징어 게임'에서 1번 참가자 역할을 맡아 배우 이정재와 호흡을 맞추며 '깐부 할아버지'란 별명을 얻었다.
오씨는 16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의 코너 '뉴스데스크+'의 특별게스트로 출연해 그간 삶의 궤적에 대해 털어놨다. 그의 이야기를 듣던 유재석과 걸그룹 러블리즈의 미주(이미주)는 중간중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씨는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화제가 돼서 참 뜻깊게 생각한다"며 "저 또한 국제적인 배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 "'월드 스타가 되니까 기분이 어떠냐'는 전화가 많이 왔다"며 "붕 뜬 기분이고 지금은 스스로를 정리하며 자제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카페 등을 가도 의식해야 하니 '유명해지는 것도 힘든 거구나' 느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오징어 게임' 출연 배경에 대해 "놀이의 상징성을 통해 사회 부조리함을 찾는 황동혁 감독의 혜안을 좋게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영화 속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장면인 '구슬치기'에 대해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눈물도 났다"고 했다.
그는 우연히 친구 손에 이끌려 극단을 방문한 뒤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고 한다. 오씨는"별로 할 일이 없었는데, 친구가 극단에 다니길래 찾아갔다가 동기가 됐다"며 "시작은 우습게 됐는데, 시대가 안고 있는 것을 관객들에 던질 때 환희가 밀려와 배우로서 긍지를 느꼈다. 인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456억원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 조금 편하게 해주고, 사회에도 기부하고 싶다"며 "내 나이에 나에게 뭘 하겠느냐. 소유욕은 크게 없다. 다만 딸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아내에게 못해준 것도 해주고 싶고"라고 답했다.
또 "욕심 안내고 사니까 적든 크든 많이 받아왔다. 살면서 이제는 받았던 모든 걸 남겨주고 싶은 생각"이라며 "예를 들면 젊을 떈 산속에 꽃이 있으면 꺾어갔는데, 내 나이쯤 되면 그냥 놓고 온다. 다시 가서 본다. 그게 인생과 마찬가지다.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 그게 쉽지 않다"고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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