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혁교회가 길을 잃지는 않았는가"

유영대 2021. 10. 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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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강연구원·한국교회씽크탱크 포럼
손봉호 교수, 정성진·최식 목사 발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교회건강연구원(이사장 정연철 목사)과 한국교회씽크탱크는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종교개혁, 그 불꽃을 다시 점화하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회복과 성장을 염원하는 합심 기도를 드렸다.

정연철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개혁운동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공동 작품이지 한 개인의 업적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한국교회는 개인기는 강점이지만 팀웍이 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우리 민족 전체로나 한국교회가 당면한 현실적 모순들을 과감히 개혁하고 새로운 역사, 새로운 운명을 창출해 나가려면 팀웍의 문제, 옳은 일을 함께 이루어 나가는 운동성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종교개혁을 다시 생각하다’는 제목으로 종교개혁의 가장 중요한 공헌을 당시 천주교회에 상실된 성경의 권위를 회복한 것을 꼽았다.

손 교수는 “한국 교회는 종교개혁자들만큼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고 제대로 순종하는지 의문”이라며 “성경과 종교개혁의 정신에 따라 구제와 선교에 헌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한국교회 지도자와 교인 일부는 정치적 이념에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교계와 사회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며 “배금주의 못지않게 극단적인 이념 편향도 우상숭배가 될 수 있다. 세상에 속하지 않는 나그네의 위상과 오직 성경의 종교개혁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개혁을 다시 시작하다’라는 주제로 발표한 최식 다산중앙교회 목사는 목회 환경의 급변과 오늘의 상황을 설명하며, 다산중앙교회는 개혁 사상인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의 말씀 회복’으로 시작하고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최 목사는 “개혁자들의 중요 관심사는 말씀의 회복이었고, 이것은 새로운 교회관의 핵심이었다. 말하자면 개혁자들의 교회갱신의 핵심을 말씀의 권위 회복에 두었고 설교를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즉 설교는 교회 개혁과 교회 건설의 중요한 도구”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중은 설교의 바른 선포를 위해 파수꾼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크로스로드 이사장 정성진 목사는 ‘종교개혁을 다시 주문하다’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 목사는 “오늘 한국교회 안에서 ‘교회의 공공성 회복’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며 “그것은 신앙공동체가 지녀야 할 공동체성과 사회적 연대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축복주의, 개교회주의, 성장주의, 이기주의에 집착한 나머지 공교회성을 상실하고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종교가 되고 있다. 그것은 한국 기독교가 성직자 등 특정인의 사유물로 전락하고, 민족에게 희망을 주던 교회는 세상 속에서 빛을 잃어 버리고,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결과”라고 평했다.

그런 사례로 ”이런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의 상실은 교회를 사유화 시키고 이단화시키고 사이비로 전략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토론에 나선 이장형(백석대) 엄창섭(고려대) 교수는 코로나19가 주는 메시지를 깨닫는 한국교회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왜곡된 직제와 직분 개혁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는 사회에 영향력을 잃어가고, 병든 시대를 고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영적 감화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포럼에서 이점봉 경일교회 장로는 ‘종교개혁 주간에 드리는 기도’를 통해 “교회의 교회 다움이 절실한 이때에 한국교회의 회복과 개혁교회로 거듭나기를 위해 ‘교회 다움’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했다.

이어 새로운 인물을 키우지 못한 잘못, 교회의 사유화에 침묵한 잘못, 자신의 이익을 챙기느라 한국교회 전체를 돌보지 않은 잘못을 회개했다.

특히 하나돼 제대로 싸우지도 대응도 대안제시도 못한 잘못, 말씀과 상관없이 삶으로 신뢰도를 떨어뜨린 잘못, 반성하고 회개하지 않으므로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잘못, 다음세대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잘못을 회개한다고 기도했다.

포럼을 진행하는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


진행을 맡은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은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은 그 시대를 새롭게 하는 불씨이자, 불꽃이었다. 부패하고 타락된 교회만이 아니라 사회 풍조에 성냥으로 불을 확 그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원장은 “이렇게 시작한 ‘개혁’ 교회의 출발이 ‘개혁정신’은 실종되고 ‘개혁’을 거부한다면 ‘개혁교회‘라는 간판을 내려야 한다. 개혁정신을 계승한 개혁주의 신앙의 길을 가기보다는 오히려 개혁교회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이상한 시도와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사회의 개혁자들의 정신처럼 ‘교회개혁’은 개혁자들의 정신에 나타난 것처럼 교회가 잃어버린 본질로 돌아가는 길은 없는 것일까, 오늘 개혁교회가 길을 잃지는 않았는가. 방향을 잃은 나침반처럼 오늘 우리가 저지르는 오류, 잘못은 없는가”라고 했다.

이 원장은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은 내가, 무엇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며 이날 포럼을 마무리했다.

교회건강연구원은 다음 달 말 2022년 기획목회 사역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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