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반팔, 오늘은 패딩..가을도 없이 돌연 한파 온 이유
1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서울에는 2004년 한파특보 기준이 마련된 지 17년 만에 처음으로 10월에 한파특보가 찾아왔다. 10월 중순 기준으로 서울 아침 기온은 64년 만에 최저로 떨어질 전망이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가을이 없고 계절이 여름에서 곧바로 겨울로 바뀌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주까지 가을치고는 더운 날씨가 이어졌던 것은 우리나라 상공에 아열대 고기압 세력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아열대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아열대 고기압 남쪽에서 고기압의 세력을 지지해주던 18호 태풍 ‘곤파스’가 베트남에 상륙한 이후 약해지면서 아열대 고기압이 갑자기 수축했다.
아열대 고기압은 적도 부근에서 발달하는데 대류운이 발달하는 정도에 따라 세력이 약해졌다 강해졌다를 반복한다. 그런데 태풍이 지나간 뒤 대류활동이 약해지면서 아열대 고기압도 세력이 줄었다.
때마침 아열대 고기압이 수축한 시점과 북극에서 우리나라로 한기가 내려오는 시점이 맞물리면서 추위가 찾아왔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아열대 고기압의 수축으로 북극에서 내려오는 한기를 막아주던 방벽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추위는 더운 날씨가 이어지다 갑자기 발생해 더 춥게 느껴졌다. 한동안 덥다가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시민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이모(28)씨는 “어제까지 반팔을 입었는데 갑작스러운 추위에 겨울 외투를 꺼내게 됐다”며 “이번 일주일에 사계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압계 상황은 현재 상태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이번 추위는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6~18일 한파가 이어지고, 19일 기온이 조금 올랐다가 19~21일 ‘2차 한기’가 우리나라에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거기에 강풍이 체감온도를 더욱 낮추고 있다. 보통 기온이 영하일 때 풍속이 초속 1m 빨라지면 체감온도는 2도 떨어진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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