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을 못해서"..시장도 놀란 美도미노피자 매출 급감 이유
글로벌 피자 브랜드인 도미노피자의 미국 내 매장 매출이 줄었다.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대표적 기업의 실적 하락 소식에 시장도 놀랐다. 회사 최고 경영자(CEO)가 꼽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인력난이다. 정확하게는 배달 인력의 부족이다.
도미노피자는 14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1년 전보다 1.9% 줄어들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레피니티브가 예상한 시장 추정치(1.89% 증가)와 격차가 컸다. '어닝 쇼크'다.
도미노피자의 미국 시장 매출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1년 1분기(-1.4%) 이후 10년 만이다. 미국 시장의 부진에도 해외 매출(8.8%)이 증가하면서 총 매출은 전분기보다 3.1% 늘어난 9억98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치(10억4000만 달러)에는 못 미쳤다.
도미노피자는 미국 피자 배달 업계 1위다.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은 36%다. 이 회사는 지난해만 해도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지난해 2분기(16%)와 3분기(17.5%) 매출 증가율은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부터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19 이후 배달과 테이크아웃 음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도미노피자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했던 투자자와 전문가에게 이번 수치는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회사가 추정하는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인력난이다. 리치 앨리슨 도미노피자 CEO는 “고용 등과 관련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 미국 내 사업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인력 문제가 3분기 실적과 배송 시간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의 핵심은 배달 직원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티븐스컴퍼니에 따르면 도미노피자의 배달 시간은 지난 여름부터 길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약 18분이던 배달 시간은 이달 들어 29분으로 10분 이상 늘어났다.
제임스 루더폴드 스티븐스컴퍼니 애널리스트는 “도미노피자의 전국 평균 배송시간이 갑작스레 30% 이상 길어졌다”며 “배달 기사의 부족이 배송시간이 늘어난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배달 기사가 부족해 배송 시간이 늘어나면 들어오는 주문을 감당하기 어렵다. 도미노피자 측은 배달기사를 비롯한 직원 부족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주문 접수를 줄이는 매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도미노피자는 직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앨리슨 CEO는 “근무 시스템을 개선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문 방식의 변화로 배달 속도를 높이며, 직원 임금을 인상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앨리슨 CEO는 “구인난 등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도미노피자 사례는 미국의 노동력 부족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구인 공고가 나온 일자리는 지난 8월 1040만개였다. 최고 기록인 지난 7월 1110만개에서는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미국 기업들이 1000만 명 넘는 직원을 못 구했다는 얘기다.
구인난에 美 치킨 체인점 본사직원도 매장서 닭 튀겨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치킨핑거로 유명한 미국 남부 지역의 패스트푸드 체인 ‘레이징 케인’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본사 직원 수백 명에게 치킨 튀김 요리와 계산대 업무 교육을 한 뒤 영업 점포로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항만에선 트럭 운전사와 부두 노동자 부족으로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구인난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며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토퍼 럽키 FWD본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근로자 부족은 미 전역의 공급망 붕괴를 악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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