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세계은행 가입 美 제안 이해 못해..종전선언, 패키지 일부로 중요"

뉴욕=백종민 2021. 10. 16. 06: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세계은행(WB) 가입 제의를 했지만 김 위원장이 제안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대북 특별대표를 맡았던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5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 북한경제포럼에서 2019년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했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건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언급
"WB 가입 제안하자 김정은이 그게 뭐냐고 물어"
"북 대외메시지 발신, 재관여 시사"
"한국 대선 개입 가능성"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세계은행(WB) 가입 제의를 했지만 김 위원장이 제안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대북 특별대표를 맡았던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5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 북한경제포럼에서 2019년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했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방북했을 때 비핵화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의 하나로 세계은행 가입 의향을 김 위원장에게 물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을 쳐다보면서 '세계은행이 뭐냐'고 답했다며 "그 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줬다"라고 비건 전 부장관은 언급했다.

세계은행은 저개발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금융기구이다. 세계은행은 미국이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 세계은행 가입을 제의했다는 것은 국제기구를 통한 경제 개발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을 국제 금융시스템에 융합하겠다는 제안이었던 셈이다.

비건 장관의 발언은 김 위원장이 북한 경제 개발을 원하지만, 국제적인 룰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건 전 부장관은 북한이 최근 대미 성명 발표와 미사일 발사 등에 나선 것이 한국은 물론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고려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외부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최소한의 조건들을 고려하고 있고 그 조건 하에서 세계와 다시 관여할 것임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중요한 것은 소통의 연결고리"라며 "남북이 다시 직접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환영하며, 미국도 대북 소통을 재개해 유지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은 대화를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라며 "심지어 미국 등이 요구하는 조처를 하는 상호적인 방식보다도 대화라는 행위만으로도 인센티브를 얻으려고 대화를 모색한다"라고 지적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앞으로도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이 지난 미 대선에 그랬던 것처럼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는 내년 한국 대선을 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의 핫라인 재개설 등 북한의 최근 조치는 내년 한국의 정치적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개입을 시작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재차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모멘텀 구축을 시작할 수 있는 일련의 단계나 조치들에 대한 조합의 일부라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면서 종전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성명"이라고 진단하고 부작용 등에 대해 과장해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비건 장관은 조건 없이 만나자는 제안은 북한이 싫어한다면서 "우리가 할 일은 별도가 아닌 패키지의 부분이 될 수 있는 종전선언 가능성을 포함해 양측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조용히 작업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