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이재명과 도덕성 피장파장" 尹 "26년 정치했으면 격을 갖춰라"
“우리 당 후보 중 가장 리스크가 큰 인물이 윤석열이다. 이재명과 피장파장이다”(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정치 26년 하시고 왜 그렇게 하나. 격을 좀 갖춰라”(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도덕성 검증문제를 놓고 강하게 맞붙었다.
이날 오후 개최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의 첫 '일 대 일 맞수토론'무대에서다. 추첨을 통해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2부에서 각각 맞붙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및 그의 부인과 장모에 관한 각종 의혹을 열거하며 “우리 당 대선후보에서 가장 후보 리스크가 큰 인물이 윤석열이다. 역사상 가장 도덕성이 없는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들어가자 이 정부가 (저와 관련된)이런 부분들을 수사했다. 고소ㆍ고발이 수십 건 있었다. 그러나 저는 떳떳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망한 얘기지만 저는 특활비 이런 거 손댄 적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거 홍 의원이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 시절 국회 특수활동비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했던 발언을 저격한 것이다.
▶홍준표="본인 리스크, 부인 리스크, 장모 리스크. 이런 후보 처음 본다. 그런 식으로 어떻게 이재명을 이길 수 있나."
▶윤석열="충분히 저에 대해 인신공격 할 걸 다했으니 이제 대선주자답게 정책 얘기를 하자."
▶홍준표="도덕성 문제를 얘기하는 거다."
▶윤석열="진흙탕으로 이렇게, 당을 26년 지키셨다면서, 4선인가 5선인가. 지사까지 했으면 격을 좀 갖추라."
▶홍준표="가장 도덕성 없는 후보인 이재명이 후보를 하니까 도덕성 문제를 얘기하는 거다."
▶윤석열="그건 이재명의 ‘대장동 사건’을 격하시키고 봐주겠다는 얘기다."
▶홍준표="이건 검증이다."
▶윤석열="이게 무슨 검증인가.이걸 검증이라고 하면 대한민국 국어가 오염된 거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부인의 증권계좌를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저와 결혼 전 제 처가 골드만삭스 출신이라는 어떤 분에게 위탁관리를 네 달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 그래서 돈을 빼고 절연했다”고 주장하자 홍 의원이 “(부인의)신한증권 거래내역만 공개하면 간단하다. 공개할 용의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윤 전 총장은 “2010년 거래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국민의힘을 강타한 윤 전 총장의 “정신머리” 발언을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윤 전 총장은 13일 제주도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자신을 향한 경쟁 주자들의 공세에 대해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고 말해 파문을 불렀다. 홍 의원은 “당에 들어온 지 3개월 된 분이 그런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 추대해줄 줄 알았는데 경선 과정에서 문제점이 속출되니 홧김에 그런 건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추대는 생각도 안했고, 당원 지지 덕분에 많은 걸 누리셨으니 상당한 책임의식을 가져야한다는 말이었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의 ‘말바꾸기’ 논란을 거론했다. “무상급식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하다가 전면 확대 찬성으로 바뀌었고, 모병제 문제도 ‘매표행위’라고 했다가 이번에는 찬성했다. 이번에 내신 공약은 과연 일관되게 추진되겠느냐”는 윤 전 총장의 질문에 홍 의원은 “시대의 조류에 따라 바꾼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안보와 경제 공약을 놓고 맞붙었다. 특히 전술핵 재배치와 나토(NATO)식 핵공유를 놓고 유 전 의원은 “북한의 핵위협은 지금도 있다. 우리는 왜 핵공유를 하면 안되나”고 주장했고, 원 전 지사는 “북한에 대한 비핵화 제재 명분이 사라진다”고 반박하며 정책 토론을 이어갔다.
유 전 의원의 복지 공약 중 하나인 ‘공정소득’을 놓고선 원 전 지사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사례를 들며 “(이들에게까지 공정소득을 준다면)청년 세대의 숟가락 차이, 불평등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부잣집 자녀라도 개인 소득이 없다면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에선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질문을 던지자 원 전 지사가 끝까지 답변을 피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지난 14일 윤 전 총장이 재직 당시 법무부에서 받은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걸 놓고 “판결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원 전 지사에게 물었다. 하지만 원 전 지사는 “사법부 판결에 대해 정치인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특별한 견해를 표명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유승민="경쟁하는 후보로서 윤 전 총장의 후보자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희룡="경제전문가(유 전 의원)는 경제에 관심이 없고, 법률전문가(본인)은 법률에 관심이 없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
▶유승민="윤 전 총장이 ‘나는 2년 동안 털어도 나온 게 없는데, (다른 주자들은)일주일만 털면 다 털릴 것’이라고 했다. 저나 원 전 지사나 깨끗하게 정치해왔다고 자부하지 않느냐."
▶원희룡="모르겠다. 털려보지 않아서."
▶유승민="어떻게 안 털렸나."
▶원희룡="모르겠다. 지금 그 살벌하고 어마어마한 세력들이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당내에서도 해코지하기 위해서 온갖 수를 쓰는 그런 면에서는 저는 가까이 가고 싶지 않다."
최근 윤 전 총장이 토론회에서 원 전 지사를 칭찬하자 당내엔 "윤·원 두 후보 사이에 미묘한 연대 분위기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날 토론에서도 비슷한 무드가 연출된 모양새였다.
◇박근혜 지지단체 홍준표 지지선언=앞서 이날 오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단체 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가 홍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총연합회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선 “위장 침투한 문재인 대통령의 충복”이라고 주장한 반면 홍 의원에 대해선 “인생이 드라마였고 감동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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